스마트폰 숏폼 보며 장시간 체류, 혈액 쏠림 ‘기립성 저혈압’ 유발
전문의 “배변 5분 이내 권고…오래 앉으면 치핵 악화·실신 가능성”
“딸깍.”
화장실 문을 잠그고 변기에 앉는 순간, 하루의 긴장이 풀린다. 습관처럼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15초짜리 숏폼 영상을 무심코 넘기다 보니 어느새 20분이 훌쩍 지났다. 25일 오후 다리에 쥐가 날 즈음 급히 몸을 일으킨 직장인 김모(42) 씨.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며 바닥이 솟구쳤다. 정신을 차려보니 세면대 모서리에 이마를 찧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응급실에서 7바늘을 꿰맨 그는 “화장실이 이렇게 위험한 곳인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통계가 현실을 증명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 확정치를 보면 추락 및 낙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 2722명에 달한다.
질병관리청의 손상재해 조사에서도 낙상은 가정 내 손상 유형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 안 화장실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도대체 왜 화장실일까. 범인은 미끄러운 바닥보다 손에 쥔 ‘스마트폰’이 만든 시간에 있다. 스마트폰 전파가 혈류를 막는 게 아니다.
숏폼 콘텐츠에 빠져 10분, 20분씩 앉아 있는 ‘체류 시간’이 문제다.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있으면 중력에 의해 혈액이 하체로 쏠린다. 이때 갑자기 일어서면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부족해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의학계는 이를 ‘기립성 저혈압’이라 정의한다.
◆혈압 20mmHg 급강하의 기준
유럽심장학회(ESC)와 미국심장학회(AHA) 가이드라인은 이 위험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한다. 앉았다 일어선 뒤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에 해당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하체 근육이 이완된 상태로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이 수치에 근접하거나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한 경우 실신이나 2차 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구체적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다 쓰러져 실려 오는 3040 환자가 해당 병원 기준 매주 서너 명은 발생한다”며 “특히 전립선비대증 약이나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혈관 반응이 둔해질 수 있어 낙상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든타임은 ‘5분’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이 제시하는 마지노선은 ‘5분’이다. 배변 시간이 5분을 넘기면 기립성 저혈압 위험뿐 아니라, 항문 내 혈관 덩어리가 밖으로 밀려나오는 치핵(치질)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예방은 ‘단절’에 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스마트폰을 거실 탁자에 두고 가는 것만으로도 화장실 체류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를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서는 김 씨가 주머니를 다시 확인한다. 화장실 문고리를 잡기 전, 빈손인지 확인하는 1초가 당신의 머리를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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