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은 범행 시점 나이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범을 뜻한다. 형사 책임 능력이 없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상 보호 처분이나 사회봉사 명령을 받는다. 영국의 소년법 제정(1908년)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은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문재인정부가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려고 했으나,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윤석열정부도 관련 내용을 검토했지만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았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나이는 나라마다 다르다. 독일·일본·오스트리아·대만·싱가포르의 형사처벌 면제 연령은 14세로 우리와 같다. 프랑스는 13세 미만, 캐나다·중국·네덜란드는 12세 미만이다. 영국과 호주는 10세 미만이고, 미국은 주에 따라 7~14세로 차이가 크다. 숫자가 말해주듯 대부분 국가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는 추세다.
국내 촉법소년 범죄는 2020년 9606건, 2023년 1만9653건, 2024년 2만814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촉법소년 조항을 믿고 버젓이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있다. 심지어 경찰관에게 “나 촉법…”이라며 조롱까지 한단다. 강력범죄의 마무리 역할, 딥페이크 같은 신종 성범죄의 명의자, 마약 거래의 운반책 등에 촉법소년이 동원되기도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문제를 두 달 동안 공론화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법무부 업무보고 때 논의 지시를 내린 지 두 달 만에 구체적 시한을 제시했다. 법무부는 찬성 입장이지만, 소년 인권을 중시하는 성평등가족부는 “숙고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이다. 처벌 연령을 낮춰 소년 범죄가 줄었다는 나라가 없고, 처벌 만능주의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되레 그 부작용으로 훨씬 더 어린아이들이 범죄에 연루될 위험도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오히려 촉법소년 연령을 높이거나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어떤 결론을 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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