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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다크 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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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31 23:19:12 수정 : 2025-03-31 23: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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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을 방문한 한국 특파원들은 예상외로 적막한 내부 분위기에 놀랐다고 전했다. 생산 공정마다 배치돼 있어야 할 근로자들이 로봇과 자동화 설비로 대체돼 지게차와 견인차가 오가며 시끌벅적했던 기존 공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는 것이다. 공장 모습을 담은 사진 중에는 4족 보행 로봇 ‘스폿’이 차체의 품질 검사를 진행하는 장면도 있었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미래 공장을 보는 듯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개발한 최신형 휴머노이드 로봇인 ‘올 뉴 아틀라스’도 이 공장에 투입될 방침이라고 한다. 조만간 생산 라인은 로봇 세상이 될 전망이다.

공장 자동화는 제조업 현장의 대세가 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시장 최강자인 일본 화낙은 ‘로봇 만드는 로봇 회사’로 통한다. 자동화 로봇을 만드는 회사답게 대부분 공정을 로봇이 수행한다. 네덜란드 필립스와 미국 테슬라, 독일 아디다스 등의 주요 생산 현장에서도 주역은 로봇이다. 이런 자동화 공장들은 근로자가 거의 없는 상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야근조도 조명도 필요하지 않다. 어두운 공장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다크 팩토리(dark factory·암흑 공장)’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업은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1조달러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탑재 로봇을 활용한 산업단지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산업단지에는 AI가 수요를 예측해 생산 라인을 설계하는 다크 팩토리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올 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손잡고 AI 합작사를 설립한 소프트뱅크가 AI 기술을 토대로 노동력 감소에 대응한 미래 공장의 비전을 밝힌 셈이다.

리더십 권위자인 워런 베니스는 공장 자동화와 관련해 “미래의 공장에는 두 명의 존재만 있을 것이다. 사람과 개. 사람은 개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있고, 개는 사람이 기계에 손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있다”는 비유를 들었다. 당시는 농담처럼 들렸는데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사람과 개도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을까.


조남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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