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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미뤄지며 갈등 과격화… ‘테러 예고’ 신변보호 대상자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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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29 10:19:46 수정 : 2025-03-29 1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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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기일 지정이 하염없이 미뤄지며 결국 4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탄핵 찬반 집회가 점점 격화하고 있다. 양극단의 정치 상황 속에 주요 법관과 정치인에 대한 협박 및 테러 예고가 이어지면서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만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서울서부지법 협박글 83건과 헌법재판소 협박건 11건을 수사 중이다. 헌법재판관을 협박하는 사건들에 대해서도 게시자들을 특정해 조사에 나섰다.

 

지난 22일 서울 시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은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 오른쪽은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광화문국민대회. 연합뉴스

윤 대통령 운명을 결정할 헌재를 향한 공격은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아파트에는 한동안 윤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이 몰려가 소란을 피웠다. 지난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서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 전원 자택에 경호팀을 배치해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중앙지법은 지난주부터 지 부장판사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 지 부장판사는 출퇴근 시 경호인력과 경호차량이 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합의25부는 윤 대통령 재판 외에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공범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재판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지난 1월19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이후에도 서부지법에 대한 테러 예고글이 이어지고 있다. 폭력 사태 당시 난동범들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찾아내기 위해 판사 사무실이 있는 5∼7층까지 올라간 바 있다. 경찰은 차 부장판사 등 서부지법 판사 3명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를 시행 중이다.

 

유력 정치인에 대한 위협도 발생해 보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대표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전담 첩보수사팀을 구성했다. 지난 20일 헌재 앞에서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시위 참가자로부터 날계란을 맞은 뒤 경찰은 기동대를 투입해 시위자를 강제 해산시킨 바 있다. 계란 투척 현행범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추적 중이다.

 

26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경찰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회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 찬성과 반대 측의 집회도 과열 양상이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 25일 트랙터를 끌고 상경 집회를 벌여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전농 측 집회 참가자는 경찰의 통제에 반발해 경찰을 밀쳐 바닥에 넘어뜨렸다. 경찰은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당일엔 사고 방지를 위해 철통방어를 펼치겠단 방침이다. 선고 당일 비상근무 태세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헌재 100m 이내를 기동대 버스로 둘러싸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국 337개 기동대 2만여 명을 투입하고, 기동순찰대·형사 등 가용 경찰력을 100%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2017년 3월10일 헌재 인근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67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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