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분열 부추기는 사법부 불신 조장, 여야는 자중하길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03-27 22:58:47 수정 : 2025-03-27 22:58:4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여야가 주요 정치 사건의 판결이 나올 때마다 번갈아가며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다. 그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판결이 무죄로 나오자 국민의힘은 연일 재판부를 비판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합리적인 상식을 가진 법관이라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없다”, “판사 판결문인지, 변호사 변론서인지 헷갈렸다”고 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기각했을 때는 정반대였다. 민주당 이 대표는 “국민이 과연 납득할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각자 입맛에 맞으면 ‘옳은 판결’이고 아니면 ‘편향된 판결’이라고 한다.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헌재의 심리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들고 나왔다. “내란 세력의 작전”이라는 것이다. 그게 사실이면 나라가 뒤집힐 만한 ‘사법 농단’인데 근거도 없이 의혹만 제기한다. 그 당 대변인은 ‘계엄도 맞춘 분이니 합리적인 추론과 정황을 갖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아무 말 대잔치가 따로 없다. 보다 못한 같은 당 중진 의원이 “법원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두 최고기관을 관할하는 그야말로 거대한 힘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말 그런 시나리오는 말이 안 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세력의 법 경시 행태는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민주노총은 어제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일 지정과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총파업에 나섰다. 불법적인 정치 파업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법원의 불허 결정에도 트랙터를 서울 시내로 진입시키며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판사의 영장 발부에 불만을 품고 법원에 난입하더니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민주당 의원에 날계란을 던졌다.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테러 위협도 일삼고 있다. 겉으로는 윤 대통령의 파면 또는 복귀를 외치면서 법치를 내세우지만, 행동은 딴판이다.

헌재의 결정이 어느 쪽이든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어제 나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40%는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우리는 이들까지 끌어안고 새로운 헌정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 동력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지금처럼 정치권이 사법부 불신을 조장해서야 헌재 결정에 권위가 실리겠나. 정치권부터 자중하지 않으면 법치가 위태로워진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신민아 '순백의 여신'
  • 신민아 '순백의 여신'
  • 차주영 '시크한 매력'
  • 수지 '청순 대명사'
  • 에스파 윈터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