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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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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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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성전자 격인 화웨이는 2023년 8월 미국의 독한 제재에도 고성능 스마트폰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방중했던 미 상무장관이 떠나기 전 화웨이는 구형장비로 개발한 첨단반도체(AP·두뇌 칩)를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를 전격 출시했다. 대륙에는 ‘미 제재를 뚫고 이뤄낸 쾌거’라며 ‘궈차오’(國潮: 애국 소비) 열풍이 불었다. 그 덕에 4년 전부터 미국이 시작한 반도체 기술·장비의 대중수출 금지로 추락하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극적으로 부활했다.

화웨이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도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자국 기업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반입을 전면 차단하자 화웨이 측은 독자기술로 고성능 AI칩(어센드)을 해마다 내놓으며 내수시장을 집어삼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조차 “화웨이는 매우, 매우 강력하다”며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그들이 그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는 대만 TSMC와 삼성이 주도해 온 파운드리(위탁생산)시장이 ‘화웨이 쇼크’로 흔들린다. 화웨이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 첨단 칩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공언했다.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만이 생산하는데 이 장비가 없으면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은 어려운 것으로 여겨왔다. 화웨이는 이 통념을 깨고 2031년까지 1.4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1.4나노 칩은 TSMC가 2028년 하반기, 삼성전자가 2029년 양산할 예정인데 화웨이가 성공하면 대만·한국과의 격차가 3년 이내로 좁혀진다.

화웨이 창업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늑대경영’으로 유명하다. 늑대는 표적(기회포착)을 향해 떼(조직 협업)로 몰려들어 끝까지 공격(불굴의 도전)하고 리더에게 절대 충성(상명하복 문화)한다. 사냥이 끝나면 고기(성과분배)를 골고루 나눠 먹는다. 그 자신도 1990년 초 직원들에게 “(통신교환기 국산화에 실패하면) 회의실 창밖으로 뛰어내릴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수개월째 거액의 성과급 잔치로 홍역을 앓고 있는 삼성은 늑대의 이런 독기를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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