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실씨가 론칭한 달걀 브랜드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는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브랜드 달걀의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는 4다. 기존 케이지 사육 제품임에도 30구 기준 1만5000원대에 판매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육환경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누리꾼들은 최근 개그우먼 조혜련이 ‘맛있다’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속 브랜드 달걀의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가 4임을 확인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달걀 시장에서 난각번호는 소비자가 닭의 사육환경과 달걀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정부는 2019년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생산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산란일자와 생산농장 고유번호, 사육환경을 껍데기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사육환경을 나타내는 마지막 숫자는 △1번 방사사육 △2번 평사 △3번 개선 케이지 △4번 기존 케이지로 구분한다. 다만, 논란의 달걀 제품은 난각번호가 4번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등급과 비슷한 가격에 책정돼 소비자들의 직관적인 기대와 충돌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4번이면 일반 케이지 사육인데 프리미엄 가격이 붙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소비자들의 의문이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브랜드 프리미엄과 사육환경이 일치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해당 달걀을 판매하는 쇼핑몰은 상품 설명에서 HACCP, 무살충제, 무항생제, 무농약 그리고 무의약품 인증을 받았다고 밝힌다. 특히 동물복지란의 가격에 대해서는 “좋은 환경과 동물에 대한 존중에 매겨지는 것”이라며 “더 좋은 품질 때문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브랜드 측은 난각번호만으로 품질을 단정하는 것은 부정확하다는 입장이다. HACCP 인증 등 외에 강황과 동충하초 등 다양한 약재를 닭에게 먹인다는 타당성을 부각한다. ‘4번 달걀인데 동물복지란 가격에 파는 이유를 알려 달라’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는 “당장 개선이 필요한 4번 닭에게 좋은 원료를 먹이고 좋은 품질의 계란으로 보답하는 것이 산업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는 답변을 달기도 했다. 얼마든지 비용을 많이 투자할 수 있고 얼마든지 품질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다.
이와 함께 업체 측은 올해 3월6일 기준 생산 달걀의 신선도는 기준 신선도(72)보다 49% 높은 107.5라며 밝히고, 출고기준에서도 신선도를 평가하는 국제 기준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72HU보다 높은 100HU라고 판매 페이지에서 언급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난각번호에 따른 통용성과 업체의 설명 사이에서 제품의 프리미엄성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아울러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가격 논쟁을 넘어 프리미엄 전략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유명인의 이름과 브랜드를 활용한 마케팅은 수월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실질적 품질 차별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이 같은 전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도 난각번호라는 직관적 정보와 브랜드가 제공하는 추가 품질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있다.
정보 비대칭성 등에서 발생한 논란은 난각번호 제도의 도입 취지, 즉 소비자 선택권과 생산 과정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의 시험대 역할을 할 것으로도 보인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브랜드는 사육환경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충분히 공개해야 하며, 소비자도 단일 지표가 아닌 종합적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프리미엄 전략과 소비자 신뢰, 정보 투명성의 교차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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