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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맞는지…” 시신 확인한 노부부 흐느껴 [울산화력 붕괴 참사]

입력 : 2025-11-09 18:15:57 수정 : 2025-11-09 18:15:55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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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구조물에 끼인채 발견된 40대
복잡하게 얽힌 잔해 탓 구조 못해
침묵·울음 속 장례식장엔 슬픔만

9일 낮 12시쯤 울산 중구 동강병원 장례식장은 침묵과 울음이 뒤섞였다. 흰색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장례식장 앞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차량에서 내려진 이는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로 숨진 김모(44)씨의 주검이었다. 장례식장 안으로 시신이 옮겨지자 가족들이 달려와 오열했고, 아버지로 보이는 노인은 “가슴 아프게 그저 구조되기만 기다렸는데 사망했다는 통보를 들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9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매몰자 시신이 구급차량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뉴스1

김씨는 지난 6일 오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5호기 붕괴 당시 매몰됐다. 구조대는 1시간20분 만에 팔이 철골 구조물에 끼여 있는 상태의 김씨를 발견했지만, 복잡하게 얽힌 잔해 탓에 곧바로 접근하지 못했다. 당시 그는 의식이 또렷했고, 구조대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호흡이 힘들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대원들은 진통제를 전달하며 필사적으로 구조를 시도했으나 빽빽한 철재와 붕괴 위험이 구조의 발목을 잡았다.

 

이송 지켜보는 소방관들 9일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5호기 붕괴 사고 현장에서 수색·구조작업을 펼치던 119대원들이 매몰 나흘째 숨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 중인 작업자를 지켜보고 있다. 울산=뉴시스

소방당국은 바닥의 자갈과 흙을 파내며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7일 오전 4시쯤 김씨의 움직임이 멈췄고, 구조대의 심폐소생술에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현장 의사가 53분 뒤 사망을 선언했다. 이후 사흘 만인 9일 오전 11시5분, 구조대는 김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병원 장례식장 안치실 안에선 흐느끼는 소리와 “미안해”라는 말만 흘러나왔다. 김씨에겐 아직 어린 두 딸도 있다. 울산의 한 구조대원은 “끝까지 살아 있을 거라 믿었다. 김씨의 목소리가 아직 귀에 남는다”며 울먹였다.

이번 사고로 매몰된 7명 중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현재 사망 추정 2명과 실종 2명이 여전히 잔해 속에 남아 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은 황망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고 중 가장 먼저 사망이 확인된 전모(49)씨 유족은 “지금 주변 타워가 또 무너질까 인력을 투입한 구조작업을 중단했다고 하더라”면서 “그만큼 위험한 곳에 대체 왜 맨몸으로 사람을 들여보냈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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