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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좋은 ‘깐부’, 나쁜 ‘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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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9 23:25:37 수정 : 2025-11-09 23: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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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있었던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의 치맥(치킨+맥주) 회동이 큰 화제다. 치킨 매장은 ‘성지 순례’ 명소가 되었다. 미디어는 이들의 만남을 ‘깐부 회동’이라고 칭하며 대대적으로 다루고, 후속 보도도 줄을 잇고 있다.

인공지능(AI) 세계에서 엔비디아는 엔진, 삼성전자는 제조, 현대자동차는 이동(모빌리티)을 선도하는 기업이니 관심은 당연하다. 더구나 ‘돈의 발언권’이 압도적인 요즘 세상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특별한(?) 세 사람이 서민의 공간인 길거리 가게에서 서민이 즐기는 맥주, 치킨, 소맥을 마셨다니 세기적 호기심을 살 수밖에 없다.

이들은 호모사피엔스가 인류의 지배자로 군림할 수 있게 한 산업혁명의 흐름인 혁신 기술의 대중화를 현재 실현하는 대표자들이다.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을 이론과 실험실에 머물지 않고 인간 개개인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건 인류에 대한 큰 기여다.

‘깐부’는 친한 친구, 동료, 짝꿍, 동반자로 같은 편을 의미하는 속어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우린 깐부잖아, 깐부끼리는 니꺼 내꺼 없는 거야”라는 대사를 통해 유행어가 되었다.

미디어가 ‘깐부 회동’으로 보도한 것은 첨단의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빈틈없는 협력을 통해 기업의 이익과 발전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는 국민의 기원을 반영해서다. 황 CEO는 회동에서 서로 ‘좋은 친구’라는 말을 강조했고, 이 회장도 “좋은 사람들끼리 맛있는 거 먹고 한잔하는 그게 행복”이라고 화답했다. 깐부의 좋은 모습이다.

지난달 14일 늦은 밤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는 편 가르기 장면이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보완수사권’ 폐지로 법적 지식도 없고 돈도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므로 존치하거나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참고인(정수경 변호사)의 발언을 놓고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뭐야, 검찰 편이냐”고 들고 일어났다. 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비방·언쟁하려고 이 자리에 선 건 아니다”라면서 발언을 중단시켰다. 낮 2시부터 기다리다가 밤 10시가 되어서야 하게 된 참고인 증언이 여당 의원들의 야단(?)과 설전 속에 6분 만에 침묵하게 된 것이다. 그는 누구의 편도 아니고 국선 변호사로 아동 성범죄 피해자의 변호 활동에 참여해 왔을 뿐이다. 이런 식의 내 편, 네 편 따지기는 나쁜 깐부의 모습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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