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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항모는 없다”…핵잠 그림자 속 해군, 2030년대 ‘유·무인 함대’ 간다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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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9 09:00:00 수정 : 2025-11-08 10:53:24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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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과 해병대가 2030년대 이후의 미래 전쟁을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해군은 함정과 항공기 외에도 무인기와 무인수상정 등을 확충,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해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 방위산업계에서도 무인 체계를 개발하는 것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지난 5월28일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참가자들이 한화오션 부스를 찾아 무인기와 헬기 등을 탑재하는 유·무인 체계 지휘통제함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만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문제가 거론되면서 전력증강 청사진이 차질없이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십조원의 거액이 투입될 핵추진잠수함 프로젝트가 실제로 가동되면, 해군 예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존 전력증강 계획의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경항모 대신 유·무인 모함 건조

 

해군은 지난달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만t급 유·무인 전력모함(MuM-T Carrier)을 2030년대 후반까지 확보하는 계획을 밝혔다.

 

개념설계중인 유·무인 전력모함은 문재인정부 시절 거론됐던 경항공모함과 크기가 비슷하지만, 전력 구성은 다르다.

 

경항공모함은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가 주력이다. 영국·이탈리아 항모와 유사한 형태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지난 5월28일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참가자들이 HD현대중공업 부스를 찾아 무인기와 헬기 등을 탑재하는 유·무인 체계 지휘통제함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유·무인 전력모함은 F-35B 대신 감시정찰·공격용 무인기와 자폭드론, 해상전투 무인기가 탑재된다.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고속상륙정과 정찰·기뢰전 무인수상정도 사용한다. 다양한 목적으로 쓰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해군은 유·무인 전력모함이 넓은 바다에 분산된 함정과 무인 체계를 실시간 네트워크로 통합·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양대 조선소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마덱스·MADEX)에서 유·무인 전력모함과 관련한 제안을 선보였다.

 

한화오션의 컨셉은 경항모에 가까운 형태로 독도급 대형수송함에 무인체계를 결합한 개념이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지난 5월28일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참가자들이 대한항공 부스를 찾아 무인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인공지능(AI) 기반 전투체계를 적용해 지휘통제능력을 높인다. 한국형 전자기 사출장치 2기와 착함장치가 탑재된다. 개발 사업이 시작되면 5년 간 진행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복층 구조로 된 비행갑판 2개를 지닌 형태다. 1층에는 전자식 사출기를 설치해 고정익 무인기를 띄우고, 2층에는 강제 착함장치(어레스팅 후크)를 설치, 무인기를 착함시킨다.

 

양측의 설계안은 해군과의 추가 논의 및 사업화 과정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무인기와 헬기 등을 함께 운영하면서 상륙능력을 구비하는 개념은 유지될 전망이다.

 

노후화가 진행중인 P-3C를 대체하는 한국형 해상초계기 도입도 이뤄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국산 초계기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는 국산 수송기(MC-X) 기반 초계기를 제안했으나, MC-X가 실질적 진척이 없으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한국형 해상초계기는 내년에 선행연구와 사업추진기본전략이 수립될 예정이다. 군에서 개발계약을 하면 7년 안에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봄바디어(프랑스), 닷소(프랑스) 등의 비즈니스 제트기에 콘솔 6개와 소노부이(음향탐지부표) 120개를 탑재한다. 승무원은 P-8A와 동일한 9명, 무장은 공대함 하푼(미국) 또는 JSM(노르웨이), 국산 정밀유도폭탄(KGGB) 등을 장착한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개막식에서 한 참관인이 한화오션의 장보고Ⅲ-배치Ⅱ(오른쪽)와 2000t급 잠수함 모형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장보고·손원일급 잠수함을 대체할 KSS-Ⅳ 잠수함 도입도 추진된다. 해군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장보고·손원일급 18척을 도입했다. 일부 개량이 이뤄졌으나, 2030년대 이후에는 대체함정을 확보할 준비를 해야 한다.

 

크기는 2000t 정도로서 차세대 연료전지와 공기불요추진(AIP) 장치를 적용, 잠항기간을 최대한 늘릴 예정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도 수출을 염두에 두고 2000t급 잠수함의 설계를 한 상태다.

 

다만 핵추진잠수함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KSS-Ⅳ도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 해군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의 사례로 볼 때, 4척 건조 시 20조원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KSS-Ⅳ 프로그램의 변경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밖에도 무인기와 무인수상정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지난 5월28일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참가자들이 LIG넥스원 부스를 찾아 미래 무인수상정 콘셉트 모델 '해검-X'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헬기와 유사한 모양을 지닌 함탑재 무인정찰기는 2020년대 후반쯤에 확보할 예정이다. 초소형 정찰드론, 함탑재 대드론무인기·단거리 정찰드론도 도입한다.

 

정찰용 무인수상정과 수중자율기뢰탐색체도 전력화한다. 해상초계용 무인기는 2030년대 초반, 해상전투 무인기는 2040년대 초에 확보할 예정이다.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군집 자폭드론, 정찰용 무인잠수정 등을 확보하게 된다.

 

해군이 내년에 추진할 전력증강 사업도 공개됐다. 2035년까지 1조9423억원을 투입, 노후한 해양정보함 신세기함을 대체할 신형 해양정보함-Ⅲ 2척을 도입한다. 잠수함구조함 청해진함을 대체하는 신형 함정 도입도 추진된다. 

 

◆해병대, 미래 무기 개발 추진

 

해병대도 지·해·공 입체 고속상륙작전과 서북도서 방위에 필요한 장비들을 확충하는 구상을 밝혔다. 육군에선 이미 전력화됐지만, 해병대는 도입이 늦어진 장비들이 눈에 띈다.

 

해병대 병력이 상륙함에서 내려서 해안으로 나아가려면 상륙돌격장갑차가 필수다. 현재 운용 중인 상륙돌격장갑차는 1998년에 전력화된 것으로 3차 창정비가 진행중이지만,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라 2028년부터는 수명주기가 도래한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상륙돌격장갑차-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달 안에 소요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새로 개발될 장갑차는 전투중량이 23t에서 35t으로 늘어난다. 공격 개시선이 20㎞ 이상으로 확대되는 해병대 입체고속상륙작전을 고려해 해상에서의 최대속도는 시속 20㎞로 설정했다.

 

탑승하는 상륙군은 20명 이상이다. 기관포와 기관총을 갖춰 화력도 충실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신형 상륙돌격장갑차는 자폭드론 또는 대전차미사일 탑재, 장애물 돌파 등의 용도로도 개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1A2 전차를 화력과 방어력이 더 우수한 K-2 전차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크기가 3m 이하인 소형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30㎜ 차륜형대공포 도입도 해병대가 원하는 것으로, 올해 안에 소요제기가 이뤄진다. 해병대의 주력인 1사단 방공부대는 노후화된 20㎜ 견인형 벌컨포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사용했던 TPQ-37 대포병레이더를 대체할 신형 장비 전력화도 추진된다.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기종과 동일한 것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개막식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 무인상륙형 다연장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박수찬 기자

고성능다연장과 무인상륙형 다연장 체계도 해병대가 요청하는 장비다.

 

고성능 다연장은 상륙함 갑판에서 유도탄을 발사해 적 해안방어체계를 제압하고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지원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6륜 발사차량에 탑재된다. 전투중량은 턴무의 31에서 19t으로 경량화됐다.

 

무인상륙형 다연장은 무인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고성능다연장이 로켓 포드를 1개만 장착하는 것과 달리 2개를 탑재해 화력이 강화됐다. 천무 다연장체계에서 사용하는 유도탄들을 쓸 수 있어 다양한 임무에 활용이 가능하다.

고정식 발사대에서 한국형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가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북도서 방위에 투입할 신규 장비로는 한국형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가 포함됐다. 연내 소요제기가 이뤄질 계획이다.

 

육군에선 ‘우레’라고 불리는 KTSSM은 고정식 발사대에서 쏘는 사거리 180㎞의 KTSSM-Ⅰ이 실전 배치되어 있고, 사거리가 300㎞인 KTSSM-Ⅱ가 개발 중이다.

 

해병대는 서북도서와 마주 보고 있는 북한 황해도 일대 북한군 포병전력보다 화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 KTSSM을 도입해 정밀타격능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발사차량에 탑재하는 장거리 유도무기도 대상에 포함됐다. 원거리 정밀타격을 위한 화력 보강 차원에서다. 미 해병대가 발사차량에서 토마호크나 SM-6를 발사하는 타이폰 체계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가 도입할 고속전투주정 상상도.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밖에도 북한 무인기와 전투기 등의 위협을 저지할 지능형 40㎜ 무인방공체계와 더불어 서북도서로 신속하게 지원병력을 보내는 데 쓰일 고속전투주정 도입도 추진한다.

 

또한 경계병력 감소와 AI 기반 작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서북도서 과학화경계시스템 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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