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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왜 이럴까…작동하지 않는 ‘경상흑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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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8 21:00:00 수정 : 2025-11-08 14:37:10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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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번 달러, 해외투자로 거의 다 빠져나가
弱달러에도 증시 조정·위험회피에 혼조세​
“연말 1400원대 중반→내년 1400원대 지속”

견조한 수출 실적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에도 원·달러 환율이 연일 1400원대 중반을 넘나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원화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앞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외국인 ‘팔자’에…환율 7개월 만 최고치 마감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도 여파로 1456.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지난 4월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5거래일 째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높였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7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전장대비 72.69포인트(1.81%) 하락한 3953.76에 마감하며 10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줬다.

 

달러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약간 약세를 보였다. 페드워치의 12월 연준 금리인하 확률은 66.9%로 상승했다. 최근 100선을 웃돌았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이날 99.75∼99.85 사이를 등락했다.

 

다만 금리인하에 대한 연준 인사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어 달러 약세 압력이 더 커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 매파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 수준(2%)을 웃돌고 있다며 조기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작동하지 않는 ‘경상흑자=원화 강세’ 공식

 

최근 고환율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현상일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9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9월 경상수지(134억7000만달러)는 역대 2위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일반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외환시장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올해 1~9월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827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직접투자(206억달러)와 증권투자(603억9000만달러) 수지는 총 80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즉 경상수지로 벌어들인 달러가 내국인의 해외투자로 거의 전액 해외로 빠져나간 셈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서학개미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해외 증권투자,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등으로 국내 달러 공급이 빠르게 외부로 재유출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를 의미하는 공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134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월별 경상수지로는 역대 2위, 9월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112억 9000만 달러)보다 21억 9000만 달러 늘고, 전월인 8월(91억 5000만 달러)보다는 43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동차 등 비(非)IT 분야의 수출까지 늘면서 흑자폭이 확대됐다. 사진은 이날 평택항 모습. 뉴스1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도 대외자산 증가가 원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국인 해외투자에서 외국인 국내투자를 뺀 순대외자산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은 55%에 달한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내년 환율에 대해 “외국인 국내투자를 상쇄하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구조적 원화약세를 부추긴다”며 “하반기에는 강달러 압력이 일시 완화되며 환율 하락이 가능하지만, 한국의 저성장 구조 속 환율 하락 속도는 완만해 연중 1400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투자증권은 내년 환율 평균값으로 1406원을 제시했다. 잠재성장률 하락 등 다양한 원인을 꼽으면서도 원화 수급 불균형을 마찬가지로 지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 환율은 외국인 투자가 아닌 내국인 해외투자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면서 “외국으로 빠진 게 (외국인 국내 투자의) 3~4배”라고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해외투자 쏠림에 대해 경고하고, 기업가치 개선과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통해 대외순자산 증가를 둔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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