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운영체제 개선 위한 데이터 수집 목적…시민 일부는 거부감
“시급 20달러(약 2만7000원)에 로봇 개를 산책시켜 주실 분을 구합니다.”
미국에서 4족 보행 로봇과 함께 도심을 걷는 이색 아르바이트가 등장했다.
겉으로는 로봇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인공지능(AI)과 운영체제를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이 목적이다.
2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도그패치 지역에 본사를 둔 로봇 스타트업 디멘셔널은 최근 지역 페이스북 구인란을 통해 ‘로봇 개 오퍼레이터’를 모집했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업무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지정된 야외 경로를 따라 4~6시간 동안 4족 보행 로봇과 함께 이동하는 것이다. 시급은 20달러이며 근무 종료 후 급여를 즉시 지급한다. 로봇 관련 경력은 필요하지 않고 업무용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안전 지침 등에 관한 교육도 유급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반려견 산책과 달리 배설물을 치울 필요는 없다. 대신 로봇이 갑자기 작동을 멈추거나 고장 나는 등 비상 상황에서는 무게 약 15㎏의 장비를 직접 들어 사무실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
디멘셔널이 이 같은 채용에 나선 것은 로봇의 실제 환경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 사람의 육체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개방형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도심에서 실험한 결과 현재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환경에서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실제 거리에서 로봇을 운용하며 다양한 상황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스태시 포믹터 디멘셔널 창업자는 NYT에 “인간이 여전히 이런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솔직히 야만적”이라며 로봇 자동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 운영체제의 성능을 개선하고, 향후 로봇 개와 인간형 로봇이 공장과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경비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안전하게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로봇이 일상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NYT는 이번 실험을 접한 일부 시민이 영화 ‘터미네이터’가 그리는 암울한 미래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로봇 개에 반감을 품은 한 시민이 회사 사무실을 찾아오고 직원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 경찰에 신고되는 일도 있었다. 해당 시민은 직원에게 “무작위로 사람을 도살하는 걸 도우며 재미를 보고 있느냐, 이 쓰레기들아”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포믹터 창업자는 이런 반응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순찰용 로봇 개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이번 사례는 로봇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의 데이터 확보와 인간의 개입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봇 활용이 확대되면서 안전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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