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피의자 60% 이상 ‘전과’
동종 재범자도 매년 수십명씩
“보호관찰 조치 실효성 높여야”
과거 방화 위협이나 범죄 전력에도 출소 후 다시 불을 지르는 ‘예고된 방화’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방화 사건 피의자도 4년 전 같은 업체에서 휘발유를 뿌리며 직원들을 위협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범 위험 관리와 피해자 보호 체계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2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강남구 역삼동의 특허법인들이 입주한 건물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는 범행 사실을 대체로 시인했다. A씨는 16일 인화물질과 라이터 등을 구입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2022년에도 같은 특허법인 두 곳을 찾아가 휘발유를 뿌리고 직원들을 위협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추가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었던 매우 위험한 범행”이라면서도, “다시는 피해자들을 찾아가지 않겠다”는 A씨 다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 이번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두 업체가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겁을 주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방화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불을 지르는 사례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대검찰청(현 공소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전체 방화 피의자 중 전과자 비율은 2022년 64.7%(727명), 2023년 63.1%(682명), 2024년 63.8%(605명)였다. 동종 재범자는 각각 82명, 55명, 36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 전남광주에서도 방화죄로 복역한 60대 남성이 출소 약 1년 만에 차량에 다시 불을 질러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방화가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출소 후 사후관리와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수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별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가능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출소 후 범행 원인이 된 갈등이나 적대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재범 위험이 있어 피해자 보호가 병행돼야 한다”며 “보호관찰 등 조치로 위험을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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