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급여·특별당비 등 기본소득당 관련 의혹 잇따라
후보자 대신 당이 주로 해명…의원직 사퇴 여부도 쟁점
성평등 정책 검증 상대적 뒷전…"물어볼 여유도 없을 것"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성평등부 수장으로서의 정책 역량을 검증하는 논의는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후보자 개인의 재산이나 갑질, 탈세 등 전형적인 인사검증 사안보다는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데다, 관련 해명도 당이 주로 맡으면서 장관 직무 적합성 검증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성평등부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첫 출근한 이후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는 그야 말로 '깜짝 발탁' 인사였다. 역대 첫 90년대생 장관인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아니라 원내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당과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용 후보자의 배우자 박모씨가 기본소득당에서 주요 당직을 맡아 급여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3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씨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기본소득당에서 총 1억2366만원의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 후보자가 자신의 정치자금 상당액을 특별당비 명목으로 기본소득당에 납부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정치자금 중 2억9360만원을 특별당비로 납부했다. 이를 두고 특별당비가 당을 거쳐 배우자의 급여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용 후보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또 용 후보자를 비롯한 기본소득당 구성원들이 이른바 '언더조직'으로 불리는 진보진영 비공개 조직에서 활동했다는 의혹, 해당 조직에서 성차별적 문화가 횡행했다는 주장 등도 불거졌다. 기본소득당의 당비가 당 관계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후보자 본인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는 상황이다.
용 후보자는 2일 첫 출근길에서 언더조직의 수장으로 지목됐던 김모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청문회에서 잘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해명도 후보자나 성평등부 인사청문준비단보다는 대부분 기본소득당에서 나오고 있다. 성평등부 청문준비단이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별도로 낸 설명자료는 현재까지 2건에 그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 대부분이 후보자 개인보다는 당에 치중된 상황이라 문의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후보자는 매일 청문회 사무실에 정상 출근해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도 장관 취임 전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후보자 검증의 초점이 의원직 사퇴 여부에 맞춰지는 분위기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는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을 경우 장관 임명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목소리도 나온다.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과 별개로 의원직 유지 문제가 사실상 거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향후 청문회에서도 정책 전문성과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용 후보자의 성평등 정책 전문성을 놓고는 이미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용 후보자가 제21·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 116건 중 성평등위와 그 전신인 여성가족위 소관 법률안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여성계에서도 용 후보자의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는 용 후보자가 그동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해온 점 등을 들어 젠더폭력 피해자 보호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을 청문회에서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 운영과 배우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정책 논의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관 직무에 대한 전문성은 청문회에서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지금 상황을 보면 그걸 제대로 물어볼 시간적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임명 절차가 진행될 경우 취임 이후 부처 내 리더십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도덕성과 전문성 논란이 큰 후보가 강행 임명돼 부처 수장이 됐을 때 리더십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지금 상황만 봐도 상처가 꽤 큰 상태라 임명되더라도 장관직 수행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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