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美·中회담서 강한 압박 자제
‘관리형 관계’ 확인하는 계기될 듯
한국도 양국과 새 관계전략 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부터 15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 워싱턴의 시선도 이란에서 중국으로 옮겨지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최근 일제히 미·중 정상회담 관련 전망을 내놨는데, 종합하면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더 이상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기보다는 무역 등에서 미국의 ‘작은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미·중 관계를 정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른바 미·중 관계가 ‘관리형’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마이클 프로만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최근 낸 미·중 회담 전망 글에서 “이번 회담은 장기적으로 미·중 관계의 성격이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안정적 관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6월 캘리포니아 서니랜즈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화를 지켜봤으며, 이 회담이 미·중 대화 장기 교착 시작점에 있음을 인정한다.
냉전 붕괴 이후 수십년간 미국의 엘리트들은 중국의 경제 발전이 정치적 자유를 증가시키고, 경제 상호의존 심화가 양국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해외 개입을 최소화하고 ‘서반구 중심주의’를 펴는 트럼프 행정부만의 인식이 아니다. 프로만 회장이 민주당 행정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미·중 관계의 현상유지와 관리’는 이제 워싱턴에서 어느 정도 초당적인 인식임을 알 수 있다. 의회 등 당파적 공간에서 중국 관련 강경한 정치적 언급을 하는 이들은 있어도, 지정학적 측면에서 ‘현실주의’적 사고를 하는 이들에게는 적어도 그렇다고 보인다.
프로만 회장은 “지금 미국은 중국 속담을 빌리자면, ‘힘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덩샤오핑이 1992년 내걸었던 ‘도광양회’ 전략을 미국에 빗대 거론한 말이다. 중국과 무역이나 대만 등 치명적이고 핵심적인 갈등 지점은 피하되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겪었던 어려움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대중 의존도를 줄이는 힘을 기르고 있는 현재 미국의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도 들어가 있는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협력체(FORGE)와 미국 내 생산 능력 제고 등을 추진하면서 “언젠가 중국에 맞서고 보복도 견딜 수 있는 시점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은 더는 지적하지 않는다. 중국이 이미 ‘호랑이 발톱’을 드러낸 지 오래된 시점에 이번엔 미국의 도광양회를 보게 된 셈이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경제·비즈니스 선임고문도 최근 좌담회에서 “중국과 시진핑이 미국보다 더 강한 위치에서 이번 회담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뒤 중국에 100%가 넘는 고관세를 부과하며 싸움을 시작했지만 중국은 그간 끈질기게 반격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를 여러 차례 후퇴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란 전쟁 역시 중국이 가진 상대적인 위치를 강화한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산업 정책이나 국가·사회 구조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동맹과 함께 압박하지도 않는다. 미국은 자기 이익만 추구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무역·관세, 대만 문제, 인공지능(AI) 가이드라인 설정 등 주요 의제들을 놓고 미·중이 치열한 주고받기를 하게 되겠지만, 결국 이번 미·중 회담의 본질은 대부분의 미국 전문가들이 보는 것처럼 ‘관리형’ 미·중 관계를 보는 것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미 미·중 관계의 성격은 변하고 있었지만, 이를 더 확실하게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단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으로 부딪치지 않는 것은 한국에 나쁘지 않다. 하지만 상황은 복합적이다. 미·중이 결국 핵심 이익(대만, 반도체 등)에서의 갈등하는 상황 역시 한국은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엔 ‘관리형 미·중 관계’ 자체가 한국의 새로운 전략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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