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초과세수 기대돼 여력 있어
“유류세 인하·운송업 지원 검토를”
靑 “유가대책 관련 추경 논의 필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 재정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향후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선제적으로 편성해 충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손실 보전 등에 재원이 필요하다면서 추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대규모 추경은 재정 건전성 악화 등 각종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어 유류세 인하 등 정책 수단을 최대한 활용한 뒤 경기 상황에 맞춰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경제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는 한편 수출·증시 불안을 확대해 고환율을 부르는 등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를 가중시킬 수 있다. 당장 이날 서울 휘발유와 경유 가격(12시 기준)이 ℓ당 각각 1949.0원, 1971.4원으로 2000원에 육박하는 등 고유가발 물가 불안이 엄습하고 있다. 환율도 심상치 않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중동 사태가 6주 이상 지속돼 올해 연평균 유가가 85∼100달러선까지 오를 경우 환율도 1480∼153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매점매석 단속 등 행정 절차만으로 경기 침체 우려를 덜기 쉽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 재정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경기 충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추경은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편성할 수 있다. 원유 수입 물량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향후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추경 요건은 충족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세수 여건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초과세수 등을 활용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을 갖고 “유가 최고가격제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며, 당장은 아니지만 거기에 필요한 재원이 많이 생겼다”면서 “(추경 관련) 진지한 논의들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추경 요건은 재해, 경제위기, 새로운 법령이 만들어지는 경우인데 지금 경제위기와 지방정부 통합 등으로 요건에 해당되는 상황”이라면서 “세수가 나쁘지 않아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 재정을 확보할 수 있고, 기금 등 여러 운영수익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명예교수(경영학)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추경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경제는 실물도 있지만 심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우 전쟁의 파장이 컸던 2022년 5월에도 추경이 편성됐다. 당시 코로나19로 피해를 봤던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긴 했지만, 에너지·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다수 담겼다. 에너지 바우처 지원 단가를 인상하는 한편 어업인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다.
다만, ‘추경 만능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까진 중동 사태가 제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데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3.9%에 달하는 등 재정 여건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무조건 항복](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09/128/20260309519486.jpg
)
![[채희창칼럼] 도 넘은 ‘사법부 흔들기’](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09/128/20260309519483.jpg
)
![[기자가만난세상] 日 응급의료센터와 파파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09/128/20260309519428.jpg
)
![[박현모의 한국인 탈무드] ‘무위의 리더’ 황희가 그립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09/128/20260309519356.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