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원유시설 30여곳
담수시설 등에 표적 공격 퍼부어
백악관 ‘이 공격에 유가급등’ 불만
IRGC “200弗 감당 하겠나” 경고
이스라엘, 국경선 헤즈볼라와 교전
튀르키예 “이란서 쏜 미사일 격추”
열흘째에 접어든 미국·이란 전쟁의 양상이 기존 군사시설 타격에서 인프라 파괴 형태로 급격하게 변화하며 유가 급등 등 후폭풍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담수화 시설 등 생존에 필수적 시설 등까지 공격하고 있어 인도적 위기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 주요 시설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실행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사령부와 탄약을 저장하고 있던 벙커 약 50곳 등 군사시설을 타격했다고 발표했으나, 원유 저장소 등 민간 인프라도 상당 부분 파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액시오스는 이스라엘군이 7일 밤 공습을 통해 이란 전역의 연료 저장시설 30여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전했고, 이란 IRNA통신도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주요 연료보급 기지인 샤흐런 석유저장소와 남부 정유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연료 저장시설이 집중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공격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유가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이스라엘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액시오스 보도가 나왔다.
이란도 중동지역 에너지 시설 공격을 이어갔다. 바레인국영석유공사(Bapco)는 9일 “알마미르 정유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침략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바레인은 산유량은 적지만 사우디로부터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수입해 이를 가공해 재수출하는 ‘중동의 정유 허브’다. 앞서 IRGC는 이스라엘의 연료저장시설 공격을 비난하며 “배럴당 200달러 이상의 유가를 감당할 수 있다면 게임을 계속해 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습은 해수 담수화 시설 등 생존과 직결된 인프라까지 확대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미국이 자국 케슘섬의 담수시설을 공격해 30개 마을의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이런 선례를 만든 것은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미군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다음날엔 바레인에서도 담수화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발생했다. 바레인 정부는 이란 드론이 민간시설인 담수화 시설을 공격해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사막 기후인 중동지역은 물이 귀해 식수를 비롯하여 60~90%를 담수화 공장 물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와세다대의 중동 전문가 압둘라 바부드는 “담수화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군사 대립을 민간인 생존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바꿀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동 곳곳에서는 지상전도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9일 레바논·시리아 국경지대에 상륙해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였다고 레바논 국영 언론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친이란 세력의 또 다른 근거지인 이라크 내에서는 주둔한 미군과 현지 무장세력이 충돌했다. 이라크가 미군의 전쟁터가 된 것은 2003∼2011년 이라크전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튀르키예는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자국 영공에 진입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공미사일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격추된 미사일 잔해 일부가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남부에 떨어졌지만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튀르키예에서 이란 미사일이 격추된 것은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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