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등 노동계 압박 강도 거세져
정부·노동위부터 공정한 판단해야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단체교섭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일명 ‘노란봉투법’이 10일부터 시행됐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혔다. 사용자 개념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라고 확대해 수많은 하청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 및 원청의 교섭 책임을 묻고 하청 노조에 교섭권을 주자는 취지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요구를 무시한 ‘독소조항’이 그대로여서 파업 및 소송이 빈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인수합병(M&A)이나 매각, 해외 생산시설 증설, 정리해고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경영상 결정’도 쟁의 행위 대상에 포함한 건 과하다. 노조가 마음만 먹으면 파업이라는 카드로 사용자 측을 압박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향후 보완 입법이 필요한 대목이다.
벌써 경영계의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원만 14만여명에 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법 시행과 동시에 원청 기업에 교섭 공문을 보내고 응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하청 노조의 교섭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화 작업에 착수했다. 원청과 하청 간 ‘노노갈등’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춘투’ 시기에 법이 시행되면서 산업 현장이 동시다발적 파업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민노총은 ‘7월 총파업’ 가능성까지 운운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동발 위기 상황에서 기업은 노란봉투법의 불명확한 적용 범위와 책임 기준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다.
교섭 대상 여부 등 주요 쟁점을 일차적으로 판단하는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정부는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창구 단일화, 노동쟁의 대상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대목이 적지 않다. 노동위는 중재자로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통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노동계 역시 파업권 행사와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사측을 포함한 원청도 소송에 기대기보다는 하청 구조의 불합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향적 대안을 고민해 달라. 이 법은 운용 여하에 따라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의 이중구조를 완화해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노사정이 상생의 미덕을 발휘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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