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김도영·안현민 중심축
27일 한국계 위트컴·존스 등 가세
대만 린위민 등 좌투수 공략 채비
3월 1∼3일, 오릭스 등과 평가전
‘마운드 위기’ 방망이로 극복 의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담금질 중인 ‘류지현호’가 완전체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좌타자 편중이 심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우타자 라인을 앞세워 ‘좌완 공포증’을 극복해 3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는 ‘미국파’들은 27~28일 WBC 사무국이 마련한 공식 평가전이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대표팀에 합류한다. 주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고우석(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털리도 머드헨즈), 한국계로 이번 WBC 대표팀에 합류한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 터코마 레이니어스)은 27일에,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시범경기를 한 차례 더 소화하고 28일에 오사카로 온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인 이정후와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이어나가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이정후는 2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 타율을 0.417(12타수 5안타)로 끌어올렸다. 김혜성도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2도루로 맹활약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500(10타수 5안타)에 달한다.
27일까지 오키나와에서 KBO리그 구단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은 28일 오사카로 건너간다. 다음달 1~3일에는 일본 프로야구의 오릭스(2경기), 한신(1경기)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 뒤 도쿄에 입성한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상대 좌완들에게 고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번엔 한층 업그레이드된 ‘우타 라인’을 앞세워 17년 만에 8강 이상의 성적에 도전한다.
좌완투수 공략은 이번 WBC에서 류지현호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프리미어12까지 대만을 상대로 한 3경기에서 한국은 고전했다. 이유는 대만의 좌완 에이스 린위민(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의 존재 때문. 린위민은 3경기에서 15.2이닝 4실점으로 호투하며 ‘좌승사자’로 군림했고, 이번 WBC 대표팀에도 선발돼 한국전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여기에 일본도 이번 WBC에서 좌완 기쿠치 유세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한국전에 세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023 WBC에서 한국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호투했던 좌완 오러클린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간 한국 야구는 좌타자 위주로 타선이 꾸려졌다. 박병호나 최정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들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타선의 좌우 밸런스가 무너졌고, 결국 좌완투수만 만나면 유독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WBC 대표팀은 다르다. 2003년생 동갑내기 우타 듀오 김도영(KIA)과 안현민(KT)이 팀 타선의 중심을 잡는다. 2024년 38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도영과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단숨에 KBO리그 최고 타자 반열에 오르며 신인왕을 차지한 안현민의 가세로 좌우 균형이 맞춰진 모습이다. 류지현 감독도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2번 김도영-3번 안현민을 고정으로 다양한 타순을 실험했다. 그만큼 김도영과 안현민을 타선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한국계 메이저리거 존스와 위트컴도 우타자다. 특히 존스는 지난 시즌 우완 상대로는 OPS(출루율+장타율)가 0.797이었던 반면 좌완 상대 OPS가 무려 0.970에 달하는 대표적인 ‘좌완 킬러’다. 지난해 때려낸 홈런 7개도 모두 좌투수들에게 뺏어냈다.
좌타자인 중견수 이정후와 2루수 김혜성을 고정하고, 우타자인 노시환(한화), 박동원(LG), 스위치타자 김주원(NC) 등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할 경우 최대 7명의 우타자를 타석에 세울 수 있다. 남은 좌타자들은 경기 후반에 대타 카드로 쓸 수 있다. 상대가 선발투수를 우완을 내세우면 구자욱(삼성), 문보경(LG), 문현빈(한화) 등 좌타자들을 더 배치할 수도 있다.
류지현호는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원태인(삼성)과 문동주(한화)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투수진이 약해졌다. 결국 타선의 힘으로 이번 WBC를 헤쳐나가야 한다. 역대 최강의 우타 라인업을 앞세워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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