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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생선을 뒤집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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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람들은 생선 및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은 생선 및 해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에 속한다. 그런데 생선을 요리하는 방식, 그것을 먹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생선의 뼈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생선을 먹을 때 한쪽을 다 먹은 후 드러난 가시를 들어내고 먹는다. 한국 사람 중에도 이렇게 먹는 사람이 있지만 많은 사람은 생선의 한쪽을 다 먹으면 젓가락으로 생선을 뒤집어 다른 쪽을 먹는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자기는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두 나라 사람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 가족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현지에서는 작은 봉고차를 이용했다. 점심시간이 되어 한 식당에 도착했고, 이때 중국인 운전기사도 같이 먹자고 했다. 주문한 생선 요리가 나오고 그것이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다 보니 곧 가시가 드러났다. 이때 둘째 아들이 생선의 다른 쪽을 먹기 위해 젓가락으로 생선을 뒤집었다. 이것은 한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을 본 중국인 운전기사는 매우 언짢은 표정을 짓고 그 자리에서 확 나가 버렸다. 나머지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이 중국인 운전기사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미신 하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거 중국 어부들은 먼 바다로 나가기 전에 생선을 뒤집어 먹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먹으면 배가 뒤집힌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미신이 오늘날, 차를 운전하기 전에 생선을 뒤집어 먹으면 차가 뒤집힌다는 미신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바로 한국 관광객이 생선을 뒤집는 순간 중국인 운전기사가 매우 불쾌해하며 식당에서 나가버린 이유이다.

중국 사람들이 생선을 뒤집어 먹지 않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것은 중국어의 해음 현상 때문이다. 해음 현상은 두 단어가 의미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아서 한 단어를 발음하면 다른 단어의 의미를 떠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죽을 사(死)’와 ‘넉 사(四)’는 의미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다. 사람들은 ‘넉 사’자가 ‘죽음’을 떠올리기 때문에 가능한 한 피한다. 엘리베이터에 숫자 ‘4’ 대신 ‘F’로 표시하는 것은 그 좋은 예이다. 다시 생선 이야기로 돌아오면, 중국어로 ‘생선’을 뜻하는 ‘위’(yu)는 ‘넉넉함’을 뜻하는 ‘위’(yu)와 의미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다. 한국어로는 각각 ‘어(魚)’와 ‘여(余)’로 발음이 다르다. 아무튼 중국 사람들은 생선을 뒤집으면 ‘넉넉함을 뒤집는다’, 즉 ‘복이 달아난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 사람 중에도 바닷가에 살던 사람은 어릴 때 생선을 뒤집으면 배가 뒤집히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을 받은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에 그 이유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저 중국 어부의 미신을 한국 어부가 그대로 따랐을 뿐이고 그것이 오늘날 일부 사람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미신은 믿을 게 못 된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과학에는 하나의 정답이 있지만 문화에는 수많은 정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수많은 정답은 그것이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문화다양성’의 이름으로 말이다. 결론적으로 중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식사할 때 한국 사람이 생선을 뒤집더라도 그것은 중국의 미신을 잘 모르고 한 행동이니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중국 사람과 식사할 때 중국 사람은 생선을 뒤집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가능한 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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