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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한·일 국방장관 회담의 어떤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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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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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방장관 친선 탁구
日은 현지 언론에 적극 공개
韓은 배제했다 허용으로
방위 협력 확대 속 의도 의문

“일본의 방위력 증강이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현실을 고려할 때 일본과의 관계 심화와 한·미·일 3자 협력 지속에 이의가 없으며, 한·일 관계도 적대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만만찮은 군사력,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안보 협력 강화는 “이미 북한을 억지할 수 있을 만큼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유태영 도쿄특파원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6월 이 대통령의 당선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대선 기간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으로 이 인터뷰를 꼽았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과거사 등 양국 간 갈등 요소를 잘 관리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한국 진보 진영이 가장 경계해온 일본 군사력에 대한 전향적 발언은 한국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린 상태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 필요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이 대통령 취임 9개월 차에 접어드는 요즘 한·일 방위 교류·협력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나라현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지 2주 만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일본 오키나와 나하기지에서 중간 급유를 했다. 일본 블루임펄스와 교류 행사도 가졌다. 국군이 자위대 기지에서 급유 지원을 받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직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했다.

 

지난달 30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해상자위대 총감부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양국 방위 협력의 새로운 문이 열렸다”고 환영했다. 안 장관은 “과거를 직시하고 현재를 진단하면서 미래로 나가자”고 했다. 두 사람은 양국의 인도주의적 수색구조훈련 재개에도 합의했다. 회담 후에는 넥타이를 풀고 탁구를 치며 우의를 다졌다.

 

다카이치 내각이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하고, 중·일 관계는 냉랭해진 시기에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도쿄 특파원이 독자에게 소식을 전달할 채비를 갖추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회담 사흘 전 공동기자회견 여부 등을 묻는 기자에게 주일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은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국방부 담당 사무실 번호를 알려줬다. 전화 연결이 잘되지 않아 국방부 대변인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대변인은 “회담장이 도쿄에서 멀기도 하고 군기지 출입 조치 등도 고려해 사후 보도자료를 신속히 내고 영상은 국방홍보원에서 촬영해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취재 현장에 일본 기자들만 와 있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30분쯤 후 상황이 갑자기 변했다. 특파원단이 취재진을 구성하면 협조하겠다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환영식과 회담 모두발언, 탁구 행사를 “일본 매체와 동일하게” 취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해석해보자면 일본 기자들에게는 공개 예정이던 일정에서 한국 기자들은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애초부터 배제되고 있었던 셈이었다. 취재진 선별과 배제를 일본이 아닌 한국 당국으로부터 당했다고 생각하니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한·일 당국 간 회담은 양측 기자들에게도 민감한 이슈다. 일본에서 회담이 열리면 양국 취재진 숫자, 카메라 촬영 위치까지 조율하는 게 상례다. 한·일 기자들 간 불필요한 기 싸움이 벌어지지 않게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우리 군 당국이 한국 매체 취재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국방부에 재차 물었다. “장관 기자회견이나 백브리핑 일정도 없는데 멀리까지 오도록 하는 게 맞느냐는 내부 고민이 있었다”며 “나름대로 기자들 요청을 반영하려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별것도 없는데 굳이 오겠다 하니 협조했다는 말로 들렸다.

 

반면 일본 측은 고이즈미 방위상이 회담 후 직접 일본 취재진을 상대로 브리핑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욱일기로 안팎을 장식한 해군카레집이 맛집으로 꼽히는 요코스카에서 도쿄로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머릿속에 그 간극에 대한 의문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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