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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4선·92세 8선’ 합법적 장기독재에… 아프리카의 고뇌

입력 : 2025-10-28 20:00:00 수정 : 2025-10-28 21:48:33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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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 고령 대통령 2명 나란히 연임

코트디부아르 우아타라, 90%로 압승
후보 등록 막힌 野 “민간 쿠데타” 반발
‘최고령’ 카메룬 비야, 99세 집권 눈앞
야당·시민 불복 운동… 정국 혼란 가속

‘30년 이상 집권’ 통치자들, 阿에만 5명
Z세대 좌절… “경제 후퇴도 원인” 지적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 등에서 ‘독재’의 상징으로 꼽히는 4선 이상 80~90대 노령 지도자가 연속으로 탄생했다.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케냐 등 곳곳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여전히 ‘민주화의 정체상태’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우아타라, 비야.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독립선거관리위원회(CEI)는 지난 25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잠정 집계 결과 알라산 우아타라(83) 현 대통령이 375만표(89.77%)를 얻어 4선에 성공했다. 우아타라 대통령의 압승은 사실상 예상된 일이었다. 야권의 유력 대항마로 꼽혀온 코트디부아르민주당(PDCI-RDA)의 티잔 티암 대표, 민중당(PPA-CI)의 로랑 그바그보 전 대통령 등의 출마가 이중 국적, 전과 등의 사유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야권은 지지자들에게 투표 보이콧을 촉구해 왔고, 이후로도 이번 선거를 ‘민간 쿠데타’로 비난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2일 대선을 치른 카메룬도 유사한 전개가 이어졌다. 이날 카메룬 헌법위원회도 대선 공식 개표 결과 폴 비야(92) 현 대통령이 53.66%의 득표율로 카메룬국가구원전선(FNSC)의 이사 치로마 바카리 후보(35.19%)를 꺾고 8선이 확정됐다고 선언했다. 카메룬 역시 헌법위원회가 야권의 최고 유력 후보였던 아프리카신독립민주주의운동(MANIDEM) 모리스 캄토의 후보 등록을 허용하지 않아 사실상 반쪽짜리 대선을 치렀다. 야당이 자체 집계 결과 자신들이 오히려 20% 이상 더 득표했다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어 카메룬 역시 정국 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1982년부터 집권한 비야 대통령은 세계 최고령 국가 원수로, 이번에 7년 임기를 더하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99세까지 대통령을 하게 된다.

27일(현지시간) 카메룬 대선 결과 반발하는 시위대의 모습. EPA연합뉴스

이들 국가의 정치 혼란은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민주주의 정체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라는 평가다. 아프리카에는 카메룬의 비야 대통령을 필두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적도기니 대통령,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 드니 사수응게소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등 30년 이상 장기 독재를 이어가는 통치자가 5명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30년 이상 집권 중인 현직 대통령 7명 중 71%가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야당 지도자를 탄압해 정상적 선거를 무산시키거나, 심지어 대통령선거를 폐지하기까지 하며 정권을 유지해 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확대로 아프리카대륙에서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시시각각 확산하고 있지만 정치·경제·군사 권력을 독점한 기득권층이 독재체제를 굳혀 이런 열망이 실제 정치권력 교체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10년대 이후 글로벌 양극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후퇴로 정치도 후퇴하고 있다.

 

아프리카 민주주의 향상을 목표로 성립된 비영리단체 모이브라힘재단은 매년 이 지역 민주주의 현황을 평가한 ‘이브라힘 아프리카 거버넌스 지수(IIAG)’를 근거로 2024년 기준 아프리카 인구의 약 3분의 2가 10년 전보다 더 낮은 정치 참여 및 책임성 점수를 경험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이브라힘재단은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아프리카의 민주주의는 제도적으로는 무너졌고, 국민의 끈질긴 저항을 통해서만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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