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이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가성비’와 ‘활용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업계의 무게 중심도 가벼워지고 있다.
그 변화의 상징이 바로 ‘경량패딩’이다.
과거에는 등산용 ‘깔깔이’로 불리며 기능성 제품에 머물렀던 경량패딩이 이제는 도심형 주류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한겨울에도 두꺼운 거위털 패딩 대신, 가볍게 겹쳐 입을 수 있는 경량 아우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검색량 109% 폭증…“간절기 대신 경량기(輕量期)”
27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전문몰 LF몰의 ‘경량’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경량패딩’ 검색은 무려 109% 폭증했다.
짧아진 간절기와 불안정한 기후 변화로, 봄가을용 재킷 대신 사계절 활용 가능한 경량패딩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이제 경량패딩은 단순히 계절 제품이 아닌 ‘전천후 아우터’로 자리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량패딩은 이제 단순한 방한용품이 아닌 계절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의 필수 아우터가 됐다”고 말했다.
◆40분 만에 품절…노스페이스 ‘벤투스 재킷’의 신드롬
브랜드별로도 경량패딩 전쟁이 뜨겁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스페이스의 ‘벤투스 재킷’. 지난달 초 출시 후 1인 1매 한정 판매에도 불구하고 약 40분 만에 완판됐다.
이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는 실버 컬러 제품이 정가(21만8000원)의 두 배가 넘는 58만8000원에 거래되며, ‘리셀템’으로까지 부상했다.
노스페이스의 또 다른 라인인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 역시 출시 당일 품절을 기록했다.
희소성 마케팅이 경량패딩의 인기를 더 끌어올린 셈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한 방한복이 아닌 ‘경험’에 반응하고 있다.
◆실용성과 가성비의 결합…“현명한 소비의 상징”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은 ‘무조건 비싼 옷’보다 ‘효율적인 옷’을 찾는다.
경량패딩은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다양한 TPO(Time·Place·Occasion)에 어울려 ‘실속형 패션’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거위털 패딩의 대체재로 경량패딩을 찾는 건 단순한 절약이 아닌 ‘현명한 소비’로 인식되는 추세다.
특히 MZ세대는 한 계절용 옷보다 여러 계절에 돌려 입을 수 있는 다용도 아이템을 선호한다.
‘가볍지만 스타일리시한 옷’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코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무겁지 않은 삶”…가벼움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경량패딩의 인기 뒤에는 산업적 이유도 있다.
간절기 시즌이 짧아지고 날씨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업체들은 ‘중간 아우터’ 중심의 라인업 재편에 나섰다.
생산 단가가 낮고 회전율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경량패딩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결과물”이라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효율적이고, 소비자에게는 실용적인 이상적 균형점”이라고 설명했다.
경량패딩의 성공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다.
‘무겁지 않은 옷’은 곧 ‘가볍게 사는 삶’을 상징한다.
관리도 쉽고 어디에나 어울리는 경량패딩은 현대인의 ‘스트레스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겁지 않은 삶을 원한다.
경량패딩은 따뜻하지만 답답하지 않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옷이다.
◆전문가들 “두꺼운 패딩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기후 변화도 경량패딩 열풍의 배경이다.
겨울이 짧아지고 봄·가을이 길어지면서 거위털 패딩보다 가볍고 통기성 좋은 충전재가 선호된다.
특히 리사이클 원단, 식물성 충전재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늘며 지속가능 패션과 맞물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따뜻한 옷’보다 ‘환경을 덜 해치는 따뜻함’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때 겨울 패션의 상징이던 ‘롱패딩’이 이제는 ‘가벼운 아우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트렌드의 핵심은 ‘무게의 변화’가 아닌 ‘가치의 변화’다.
불필요한 과시보다 실용·가벼움·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시대, 경량패딩은 그 흐름을 가장 세련되게 입은 아이템이다.
“경량패딩은 더 이상 ‘깔깔이’가 아니다. 지금, 가벼움이 가장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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