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 김정은, 右 푸틴, 셋이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중국인들은 강권에 굴하지 않으며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중국 인민은 역사와 인류 문명의 진보라는 올바른 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가와 민족이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화합하며 서로 도울 때만 공동의 안보를 유지하고, 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며 역사적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며 “전국 각 민족 인민은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영도 아래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등 ‘3개 대표’ 중요사상과 과학적 발전관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숭고한 대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인류 평화를 위해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패권국으로서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전승절(戰勝節)은 과거 아시아를 침략한 일본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날로 중국이 전쟁 승리의 주역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자국민의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북돋고 대외적으로 향후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성격이 강하다.


시 주석은 “중국인은 국가의 생존과 인류의 정의를 위해 싸웠다”며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전쟁이었다. 중국공산당이 주창한 항일 민족 통일 전선의 기치 아래, 중국 인민은 강철 같은 의지로 강적을 물리치고 피와 살로 장성을 쌓아 근대 이래 외적 침략에 맞선 첫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인민의 항일 전쟁은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중국 인민은 거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인류 문명을 구하고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천안문 망루에 올랐다. 북∙러 정상은 시 주석 좌우에 나란히 섰다. 북∙중∙러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 10주년 열병식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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