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식의 변화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문턱이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신건강도 신체 건강과 마찬가지로 아프면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되는 데 연예인들의 고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그맨 박명수의 담담하고 솔직한 고백은 정신과 진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응원을 부르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박명수가 정신과 상담 경험을 털어놓으며,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SBS 쿨 FM ‘박명수의 라디오쇼’(이하 ‘라디오쇼’)에서 DJ 박명수는 ‘전설의 고수’ 코너에 게스트로 나온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정신 건강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김지용 전문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운영 목적에 대해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심하다”며 “정신과 환자, 정신과 약물 이러면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정신과를 제때 못 가게 만드는 일이 많다. 그런 편견을 낮춰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박명수는 “저도 정신과에 가끔 간다. 상담도 하고, 숨길 것도 아니다”라며 자신의 정신과 진료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 “처음에 ‘정신과에 가면 괜찮나?’하며 병원 문을 열었더니 안에 12명이 줄을 서 있더라.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지? 내과보다 더 많네’ 했었다”고 정신과에 처음 방문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박명수는 “알고 봤더니 가벼운 마음의 감기라든지 뇌 감기 같은 증상으로 많이들 가더라. (정신과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진짜 도움이 된다”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박명수의 정신과 상담 고백에 많은 누리꾼들은 “이런 얘기가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하면 가야 한다” “마음의 감기도 치료받는 게 당연하다” 등 크게 공감하며 응원을 보냈다.
박명수는 꾸준히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용기 있는 태도를 보여왔다. 앞서 불안장애로 약물을 복용 중이라고 밝히며 치료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2023년 8월 방송된 ‘라디오쇼’에서 박명수는 “최근 불안장애 환자가 많이 늘었다. 나도 불안장애로 약을 먹고 있다. 약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은 예전에 비해 나아졌는데 예전에는 ‘내일 나갔는데 캐스팅 보드에 내 이름이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이어 “세월이 흐르다 보니까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걸 깨우쳤다. 그러다 보니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박명수는 또 “내가 ‘내일 할 일을 굳이 오늘 하지 말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일 걱정을 오늘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명수는 다양한 소신 발언으로 대중에게 통쾌함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 2월 방송된 ‘라디오쇼’에서 박명수는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청취자가 “아이 친구의 엄마가 자식 자랑, 돈 자랑을 하는데 저도 할까”라고 질문하자, 박명수는 “사람이 나이가 들고 성공할수록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돈 자랑, 자식 자랑, 있는 체, 아는 체다. 나이가 들수록 검소하게 다녀야 하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 닫고 지갑 열고 어디 가서 2차 가자고 하지 마라. 노래방 가자고 하지 말고, 가서 마이웨이 부르지 마시고 옛날 노래 부르지 마라. 빨리 헤어져줘야 한다”며 “요즘 MZ들 건배 싫어하고 술도 안 먹는다. 나이 먹은 사람만 먹고, 그게 저다”라고 셀프 디스를 곁들인 유쾌한 조언으로 웃음을 안겼다.
‘버럭’ 캐릭터에 가벼운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지만 박명수의 진심이 담긴 다양한 조언들은 사회 전반에 대한 진중한 고민을 담고 있다.

한편 박명수는 1993년 MBC 공채 4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 ‘웃으면 복이 와요’,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TV인생극장’ 등 다양한 M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고, 이후 ‘무한도전’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8년 8세 연하의 의사 한수민 씨와 결혼한 박명수는 그해 8월 딸 민서 양을 품에 안았다. 민서 양은 현재 선화예술고등학교에서 한국무용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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