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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파도 진료 못 받게 될 것”…전문의 급감에 펠로우까지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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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9 05:37:28 수정 : 2025-07-09 13:26:10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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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수 9만7365명…의정사태로 신규 전문의 급감
교수 희망하는 임상강사 5년새 4분의 1…중증 환자 위기

의정갈등 여파에 신규 전문의가 거의 배출되지 못하며 전국 의사 인력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전문의뿐 아니라, 교수가 되기 위해 대학병원에 남은 임상강사(펠로우) 수도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진료는 물론 연구 인력마저 빠져나가면서 환자 안전을 위한 근간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뉴스1

8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에 요청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연도별 전문과목별 전문의 현황’을 보면, 올해 4월 말 기준 전국 누적 전문의 수는 9만7371명으로 집계됐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2만7359명, 2만2054명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전문의 수는 △2020년 8만8877명 △2021년 9만1053명 △2022년 9만3457명 △2023년 9만5640명 △2024년 9만7365명으로 매년 2000~3000명씩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며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지난해 집단사직하면서 전문의 시험 응시자 자체가 급감해 신규 전문의가 거의 배출되지 못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인 내과와 외과, 소아청소년과의 누적 전문의 수는 아예 감소세를 보였다. 내과는 지난해 18만756명에서 올해 18만744명으로, 외과는 6699명에서 6677명으로, 소아청소년과는 6467명에서 6430명으로 줄었다.

 

서울의 빅5병원 소속 A 교수는 “내과와 외과, 소청과, 산부인과 등은 인력난이 최근에 갑자기 불거진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의정갈등 사태 이후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까지 대폭 줄며 환자를 아예 받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대학병원에 남아서 교수를 희망하는 임상강사(펠로우)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전국 10곳의 국립대병원의 임상강사 1년차 수는 올해 5월 말 기준 122명으로, 지난해(278명)의 절반도 안 된다. 5년 전인 2020년 485명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별로 보면 서울대병원은 2020년 186명에서 올해 5월 말 64명으로, 경북대병원은 69명에서 10명, 경상국립대 20명에서 6명, 부산대병원 73명에서 20명, 전남대병원 71명에서 11명, 전북대병원 18명에서 3명, 제주대병원 7명에서 2명, 충남대병원 22명에서 3명, 충북대병원 12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강원대병원은 올해 단 한명의 신규 임상강사도 채용하지 못했다.

 

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뉴시스

 

혹독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는 대학병원 교수보다 일찌감치 개원을 선택하는 의사들이 늘며 최근 몇 년 새 임상강사 수는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의정갈등 사태까지 겹치면서 펠로우 과정을 포기한 개원의들이 더욱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방 대학병원의 경우, 의사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직을 선택해 임상교원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의 한 국립대병원 B 교수는 “지역에 남는 인력은 짧은 기간만 계약하고 오는 비정규직 의사가 자리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공의, 임상 등 제자들이 대폭 줄면서 진료와 연구 모두 어렵다. 그만큼 지역의 의료 질은 떨어지고 특히 중증 환자 치료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필수의료 인력의 감소는 결국 환자 안전의 위기로 이어진다. 개원 대신 대학병원에서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려는 의사들이 지속가능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존중과 합당한 처우를 보장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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