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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김건희 논문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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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08 23:23:54 수정 : 2025-01-08 23: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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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명언 제조기로 통한다.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마십시오. 대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문하십시오”라는 그의 대통령 취임사는 미국인의 뜨거운 애국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 명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006년 “이전 사람들이 연설에서 사용한 문장과 흡사하다”고 보도한 것이다. 워런 하딩 29대 대통령이 19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시민들이 정부가 무엇을 해줄지보다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지 걱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미 대통령 중에서 드물게 진보, 보수 모두에게 긍정 평가를 받는 그의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표절은 명백한 범죄다. 남의 창의성을 훔치고 자신의 양심을 파는 행위다. 후폭풍이 거세 잘나가던 권력자의 정치 생명도 날린다. 2012년 4월 논문 표절로 퇴진한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헝가리 제멜바이스대학은 그의 215쪽짜리 박사 논문이 외국 논문과 180쪽이 부분적으로 동일하고 17쪽은 완전히 똑같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남자 펜싱의 영웅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까지 역임한 그였으나 논문 표절로 모든 것을 잃었다.

표절 논란에서 살아난 정치인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3년 가천대에서 받은 석사 논문 표절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표는 2021년 12월 “제가 인용 표시를 안 해서 (표절을) 인정한다”며 반납을 요구했으나 가천대는 외려 2022년 4월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표절의 진실은 어느 쪽에 있는 걸까.

숙명여자대학교가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잠정적으로 ‘표절’로 결론 내리고 통보했다고 한다. 문제의 논문은 김 여사가 1999년 숙대 교육대학원에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이다. 의혹이 제기된 2021년 12월 진실을 밝히고 사과했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졌을까 싶다. 김 여사 관련 모든 의혹이 이처럼 뭉개다 파문을 키운 것이어서 답답할 따름이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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