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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 맞물린 반전시위… 가자 휴전협상 진통 거듭

입력 : 2024-05-02 19:30:00 수정 : 2024-05-02 21: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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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가 시위 연일 격화 왜

NYT “여러 사회문제 가자에 투영
더 많은 이슈와 연결 돼 있어” 분석
일부, 학교 재정 투명성 강화도 요구

뉴욕시 당국 “외부 선동자가 주도”
UCLA선 친이·친팔 시위대 충돌도

네타냐후 “하마스 소탕 변함없어”
하마스도 “현재 협상안에 부정적”

“환경 문제는 제국주의, 자본주의로 인한 사회문제와 같은 뿌리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팔레스타인에서의 제노사이드(대량학살) 문제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해요.”

미국 뉴욕주 이타카에 위치한 코넬대 1학년 케이티 러프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쟁 반대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케이티는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다니는 니콜 크로퍼드(20)는 반전시위에 참가하면서 학교의 재정 투자 투명성 강화와 함께 학교와 LA 경찰 간 유착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들이 1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 밖에서 경찰에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NYT는 1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1100여명의 학생들이 체포된 지난 1주간 수십명의 시위 참여 대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그들의 눈에 가자지구 문제는 정의의 투쟁이고, (가자지구 문제와) 직접적 관계가 없어 보이는 더 많은 이슈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시위 참가 학생들에게 가자지구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한 지역이다.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면서 가자지구 문제 그 자체에도 분노하지만 그에 앞서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환경, 흑인 차별 등 여러 사회 문제들을 가자지구 상황에 투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NYT는 “인터뷰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쓰는 고유의 언어가 있다”며 “교차성(intersectionality), 식민주의(colonialism), 제국주의(imperialism) 등 학생들이 쓰는 학문적 용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어려움이 편견과 억압으로 만들어지는 세계 권력구조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을 펼친다”고 지적했다.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지난달 18일 108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처음으로 연행된 지 2주일이 다 됐지만 미국 대학가 시위는 연일 격화되고 있다.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엔 지난달 30일 밤 경찰이 진입해 밤샘 농성을 펼치던 109명을 체포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뉴욕시 당국과 학교 당국자들은 “외부 선동자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LA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1일 자정쯤부터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계 반전시위 캠프에 난입해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하면서 약 2시간 동안 폭력 사태도 빚었다.

인질 가족 만난 블링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가족과 만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위 격화에 대해 “소수의 학생이 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믿는다”며 “건물을 강제로 점거하는 건 평화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시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워싱턴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연설한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대통령은 높아지는 반유대주의의 재앙과 싸울 우리의 도덕적 의무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위와 관련해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왼쪽 세 번째)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협상도 현재로선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동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휴전 합의에도 관심이 있지만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라파 침공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하마스 역시 협상을 늦추고 있다. 이스라엘이 초기 휴전협상에서 요구하는 석방 인질 수를 줄이는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현재 협상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다만 함단 대변인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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