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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부터 풀파티” “헌팅멤버 구함”… 휴가철 ‘방역 딴세상’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8-03 19:12:09 수정 : 2021-08-05 14: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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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시설 문닫자 수영장 변칙영업
클럽 방불… 온라인서 버젓이 홍보
‘노마스크 거품 파티’ 후기 줄줄이

수도권선 “방술 하실 분” 헌팅글
25일간 방역 위반 1만1200여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밤에 같이 헌팅할 멤버를 구한다’는 글이 줄지어 올라와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경기 한 수상레저업체의 SNS계정에 올라온 ‘거품 풀파티’ 홍보 글. 커뮤니티 캡처

 

#1. “사람들 만나고 노는 것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딱입니다!”

 

최근 한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의 리뷰란에 올라온 후기다. 해당 게스트하우스는 “매일 밤 대화가 있는 저녁식사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업체는 “코로나19로 파티를 주관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개별적 저녁식사만 가능하다”면서도 오후 8시에 ‘파티’가 시작된다고 적었다. 겉으로는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손님들을 같은 시간에 식당에 모아놓고 합석을 시키는 식으로 변칙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한 사람들은 “일행이 아닌 이들과 합석을 하며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너무 재밌었다”는 후기를 줄줄이 달았다.

 

#2. “오랜만에 이렇게 노니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얼마 전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호텔 수영장에서 ‘폼(거품) 파티’를 즐기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다. 마치 클럽처럼 형형색색의 조명이 비추고 큰 음악소리가 깔린 수영장에는 거품이 가득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신이 나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이 게시물 밑에는 “부럽다” “나도 가야겠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달 가까이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를 개의치 않는 사람들은 ‘비포(Before) 코로나19’로 회귀한 모습이다. 최근 강원 지역 일부 호텔의 ‘노 마스크 풀(Pool) 파티’가 논란이 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변칙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 이들의 사전 소통공간인 온라인은 그야말로 방역의식이 해제된 딴 세상이다.

 

3일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검색을 하면 경기·강원 등 서울과 가까운 지역 수영장에서 여는 파티 홍보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유흥시설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수영장에서 춤을 추며 놀 수 있도록 하는 곳이 늘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불가능한 경기 지역의 한 업체는 “숙박이 어려운 2인 이상 고객들을 위해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즐기고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를 제공한다”며 수영장 파티를 홍보했다. 업체들은 ‘철저한 발열 체크’나 ‘워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이들이 올린 사진 속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밀착해 있는 등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수도권 지역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지만 무시하는 사람도 많다. 온라인에 ‘헌팅(길에서 이성을 만나는 것)’ 등을 검색하면 “함께 헌팅할 사람 구한다”는 글이 쏟아진다. 대부분 모임 금지 시간인 저녁시간 대에 4명가량이 모여 함께 술을 마시자는 내용이다. 아예 이런 모임 게시판이 따로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눈에 띈다. B커뮤니티의 ‘강남 헌팅’ 게시판에는 “강남역에 살아서 방술(식당이나 술집이 문을 닫은 후 숙박업소 등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는 일)이 용이하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심야 불법 영업하던 서초동의 유흥주점. 서초경찰서 제공

또 수도권 지역의 클럽이나 유흥·감성주점, 헌팅포차 등은 모두 집합금지 시설이지만, SNS에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홍보글을 올리며 영업 중인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하며 방역고삐를 죄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몰래 유흥을 즐기는 이가 여전히 많은 것이다. 20대 B씨는 “(거리두기 상향 후) 예전보다 술 약속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신경 안 쓰는 사람도 많다”며 “마음만 먹으면 여러명이 모여 놀 수 있는 술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방역수칙 위반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기 의정부시 한 유흥업소가 입구를 냉장고로 막아두고 몰래 영업을 하다 손님 등 20여명이 적발됐고, 26일 서울 강남구에서는 유흥접객원을 고용해 무허가 영업을 하던 유흥업소에서 손님 등 48명이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한 정부합동특별방역점검 결과 방역수칙 위반사례 1만121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14건은 고발했고, 27건은 영업정지 처분했으며 73건은 과태료를 부과했다. 주로 유흥업소가 몰래 문을 잠그고 영업을 하거나, 오후 10시 이후에도 식당·카페 등이 영업을 한 경우였다.


유지혜, 정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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