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사수로부터 250사로 봐” 사격 훈련 교관의 우렁찬 목소리가 없어서일까. 세계 최고의 명사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다른 선수 표적에 사격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세계적인 사격 선수가 귀신에 홀린 듯 엉뚱한 표적에 쏘는 실수를 저질렀다. 주인공은 우크라이나의 세르히 쿨리시(28)다. 쿨리시는 지난 2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50m 소총 3자세 결선에서 8위에 그쳤다.
30발을 쏠 때까지 4위를 달리며 메달에 다가섰던 쿨리시는 35째발을 라이벌의 표적에 쏘고 말았다. 35발이 결국 0점 처리된 쿨리시는 꼴찌로 밀려나 결선에서 탈락했다.
쿨리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낸 실력자다.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 말도 안 되는 실수로 날아갔다.
쿨리시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의 표적을 쐈다"며 "누가 남의 표적을 쏘는 실수를 할까 궁금했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며 "재킷 단추가 채워지지 않아서 그걸 신경 쓰느라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김용언 기자 facee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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