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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단계서 금융사범 추가범죄 드러나도 앞으로 수사 못해…혼선 불가피” [검찰청 폐지, 마지막 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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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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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최세윤 서울남부지검 검사

“법리적 쟁점 난해하고 복잡한 금융범죄
檢수사권 폐지로 노하우 물거품 우려
개미투자자들 피해 구제 길 좁아질 것”
10월2일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78년 만에 몸담은 조직이 문을 닫아 공소청(기소)과 중대범죄수사청(수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검찰 구성원들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형사사법체계 대격변의 한가운데 선 ‘검찰청 사람들’의 목소리를 남기고자 릴레이 인터뷰를 싣는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범죄 중점청으로서 오랜 기간 금융범죄 수사 노하우와 전문성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제는 이를 활용한 수사를 할 수 없다고 하니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최세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검사가 3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청사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최세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검사가 3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청사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전환되기 이틀 전인 30일 만난 최세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검사(변호사시험 4회)는 검사 수사권 폐지로 가장 우려되는 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남부지검은 금융·증권 등 중요 경제 범죄를 전담 수사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최근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SG 증권발 주가 폭락’,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 수사 등 대형사건 수사가 진행됐다. 최 검사는 올 상반기 ‘기자 선행매매’,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남부지검은 검찰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구축한 신속 수사 체계(패스트트랙)를 통해 사건을 이첩받아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왔다. 금융당국 조사에 시간이 소요돼 증거 확보의 적기를 놓치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검사 수사권이 폐지되고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전환되는 2일부턴 이 패스트트랙을 통한 금융범죄 합동 수사 체계도 중단된다. 최 검사가 소속된 금융조사부도 부패·금융·마약·조직범죄 등 사건 기소를 전담하는 ‘중대범죄기소부’로 통폐합된다.

 

최 검사는 “법리적 쟁점이 난해하고 증거관계가 복잡한 금융범죄 특성상 수사 초기부터 전문성을 가진 검사의 주재하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피의자의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관련 증거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수사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이렇게 수사하지 못한다고 하니 공백이 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최세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검사가 3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청사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최세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검사가 3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청사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기자 선행매매 사건에서 당초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남부지검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최 검사를 비롯한 수사팀은 피의자들이 기사 보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차명계좌들을 동원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고, 배임수증재죄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구속했다. 전직 회계사와 기자 등이 포함된 일당이 특징주 기사 보도를 이용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것이다.

 

그는 “이와 비슷한 사건이 앞으로 또 발생한다면, 검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를 할 수 있을텐데, 금품 수수 등 추가 범죄가 드러날 경우 검찰 단계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들 입장에서도 여러 혐의에 대해 한꺼번에 수사·재판받는 것이 변호인 조력권 등이 더 충족되는 측면이 있는데, 이런 점에서도 당분간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지며 구속 사건의 신속 처리가 어려워지는 점도 문제다. 기존에는 구속사건에서 검사가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최대 20일간의 구속기간 중 보완수사를 통해 혐의 유무를 밝혀 기소했으나, 2일부턴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최 검사는 “경찰도 사건 적체가 심한데, 과연 검사의 요구대로 보완수사를 해줄지, 짧은 구속 기간 동안 사건을 온전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신속한 사건 처리와 금융사범 단죄 모두 어려워지며 범죄에 악용된 종목에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를 구제할 길도 좁아질 것이란 지적이다.

 

공소청 전환 전 검사실에 쌓인 미제 사건을 처리하려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매일같이 야근을 하고 있다는 최 검사는 “피로가 쌓여서인지 윗입술이 부르텄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당장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검찰청에서 추가 수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수사관들 상당수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직하다 보니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청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검사들이 남은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 9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지만, 복잡하고 기록 양이 방대한 사건들을 부족한 인력으로 어디까지 수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여기에 검사들의 중수청 이직과 법관으로의 전직으로 검사 총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며 검사 1인당 미제 사건 수도 폭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검사는 “앞으로는 공소청의 검사 정원마저 더욱 줄인다고 하니 더욱 우려스럽다”면서도 “혼란스럽고 열악한 여건이지만 검사들은 앞으로도 사명감을 갖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소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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