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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 걱정에 세종행 망설이지만…서울대 진학률 전국 2위 [100투더세종-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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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승주 기자 joo4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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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으로 내려가게 되면 와이프 직장 문제로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더 큰 걱정은 아이들 교육이죠.”

 

행정∙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발표를 앞두고 세종 이전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 중앙부처 소속 김모(38) 사무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일궈온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 걱정이지만, 마음에 걸리는 건 역시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전 예상 부처 소속 최모(45) 과장도 “가장 좋은 환경에서 뒷받침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아니겠나”라며 “세종으로 내려가게 되더라도 나만 가고 배우자와 아이들은 서울에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지방 이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자녀 교육은 높은 벽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고민이 확인된다. 지난 2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가 사회공공연구원에 의뢰해 2차 이전 대상 기관 직원 26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방 이전 시 우려되는 요인으로 ‘자녀 교육 및 양육’을 꼽은 비율은 21.7%에 달했다. 배우자의 직장 문제(31.0%), 주거 문제(22.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지난 6월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에서 수험생들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 6월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6월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에서 수험생들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 6월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학업성취도 전국 최하위라고?”…정말 그럴까

 

최근 연재물 <100투더세종>에 ‘세종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취지의 기사를 올린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댓글을 발견했다. “그럼 뭐하냐.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데.” 유해시설이 상대적으로 적고 안전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내용에 달린 반박이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어린아이를 키우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본격 입시를 준비할 나이가 되면 부모의 걱정이 커지는 그런 도시인지 말이다.

 

그런데 세종에서 만난 젊은 공무원들의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세종시 출범 초기만 해도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 대치동이나 인근 대전으로 ‘원정 교육’을 보내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 분위기는 조금 달라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종의 한 중앙부처 소속 서기관(40)은 “세종에 처음 내려왔을 때와 달리 교육 환경이 많이 자리 잡은 것 같다”며 “굳이 서울이나 대전으로 보내지 않아도 아이들이 곧잘 따라가는 것 같아 세종에서 학교와 학원을 모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지역별 고3 인구 당 서울대 입학한 학생수 비율, 단위는 %. 서울대 및 국가데이터처 제공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지역별 고3 인구 당 서울대 입학한 학생수 비율, 단위는 %. 서울대 및 국가데이터처 제공

◆“서울대 진학 서울 이어 2위…2021년에는 1위도”

 

그래서 본 기자가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보기로 했다. 서울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신입생의 출신 지역 현황’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KESS)의 지역별 고3 인구를 토대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지역 고3 규모 대비 서울대 진학 비율을 직접 산출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세종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1.739%로 서울(1.585%)마저 제치고 전국 1위였다. 이후 2022년 1.369%로 다소 낮아졌지만 2023년 1.563%로 반등했고, 2024년에는 2.040%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2%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750%로 주춤했으나 여전히 전국 2위를 유지했다. 과거 세종 공무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원정’을 떠나곤 했던 대전은 지난해 1.018%로 오히려 세종의 뒤를 이었다.

 

물론 서울대 진학률 하나가 한 지역의 교육 수준을 모두 보여주는 절대적인 지표일 수는 없다. 다만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학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큰 틀에서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세종시 학원시설 변화 추이. 세종시 제공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세종시 학원시설 변화 추이. 세종시 제공

◆‘교육 불모지’에서 10여 년…교육도시로 진화한 세종

 

2014∼2015년만 해도 세종은 도시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교육 불모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세종시 통계포털에 따르면 시내 사설학원은 2015년 총 338곳에서 2024년 총 2244곳으로 약 6.6배 늘었다.

 

2014년부터 세종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사 이모(41)씨는 “초창기에는 초∙중학교까지는 괜찮아도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 되면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 및 수도권이나 대전 등으로 빠져나간다는 말이 많았다”며 “지금은 초∙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까지 학업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도시 출범 초기 약점으로 꼽혔던 고등학교 교육 여건도 10여 년 사이 달라진 셈이다.

 

8월24일 수능 접수 시작일에 서울 동작구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서 수험생들이 원서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월24일 수능 접수 시작일에 서울 동작구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서 수험생들이 원서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물론 사교육 시설 수나 단순 학업 분위기 등으로 한 지역의 교육 수준을 완벽히 평가할 수는 없다. 특정 대학 진학률만으로 세종 전체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일반화하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적어도 세종을 ‘아이 교육 때문에 내려가기 두려운 도시’로 단정짓기엔 어렵지 않을까.

 

100투더세종…11편/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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