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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안 좋을 때 먹어볼까…마음 달래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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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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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달걀·콩류·견과류 등 세로토닌 원료 ‘트립토판’ 풍부

기분이 가라앉거나 유난히 예민한 날에는 먹는 음식에도 신경을 써볼 만하다. 생선·달걀·콩류·견과류 등에는 기분과 수면, 식욕 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원료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 것이 기분 관리에 도움이 될까.

두부에는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필수아미노산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두부에는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필수아미노산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 생선·달걀·콩·견과류…기분 관리에 어떤 도움?

트립토판은 몸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다. 뇌에서 기분·수면·식욕 등에 관여하는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다. 

 

연어·고등어 같은 생선은 트립토판뿐 아니라 오메가3 지방산인 EPA·DHA도 풍부하다. EPA와 DHA는 신경전달과 염증 반응에 영향을 준다. 특히 DHA는 뇌 세포막을 이루는 주요 지방산 중 하나다.

고등어에는 트립토판과 오메가3 지방산인 EPA·DHA가 들어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고등어에는 트립토판과 오메가3 지방산인 EPA·DHA가 들어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국제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은 적게 먹는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이 낮았다. 연구진은 31개 관찰연구에 참여한 25만5076명의 자료를 종합해 생선과 오메가3 지방산 섭취량에 따른 우울증 위험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생선 섭취와 우울증의 관계를 다룬 21개 연구 자료에서는 생선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의 우울증 위험이 가장 적은 집단보다 22% 낮았다.

 

달걀·콩류·견과류에는 트립토판과 단백질이 들어 있다. 콩류와 견과류는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관찰연구 7건, 총 7만136명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견과류를 많이 먹은 사람은 적게 먹은 사람보다 우울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25% 낮았다.

 

◆ 트립토판 먹는다고 세로토닌 바로 늘지는 않아

탄수화물 섭취에 따른 인슐린 분비는 트립토판이 뇌로 들어가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탄수화물 섭취에 따른 인슐린 분비는 트립토판이 뇌로 들어가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고 곧바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트립토판이 모두 뇌에서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먼저 혈액 속 물질이 뇌로 들어가는 것을 조절하는 ‘혈액뇌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트립토판은 뇌로 들어갈 때 다른 아미노산과 같은 통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게 된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혈액 속 트립토판뿐 아니라 다른 아미노산의 농도도 함께 높아진다. 따라서 트립토판을 많이 먹는다고 뇌에서 세로토닌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 섭취도 트립토판이 뇌로 들어가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탄수화물을 먹어 인슐린이 분비되면 트립토판과 경쟁하는 일부 아미노산이 혈액에서 근육으로 이동해 트립토판이 뇌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 한 가지 ‘행복 음식’보다 식단 전체가 중요

한두 가지 음식만 챙겨 먹기보다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우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면 우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면 우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국제학술지 ‘BMC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채소·과일·통곡물·콩류·견과류·생선 등을 고루 먹도록 식단을 바꾸자 우울 증상이 개선됐다.

 

연구진은 주요우울장애가 있는 성인 67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12주간 관찰했다. 한 집단은 식습관 개선을 위한 영양 상담을 받았고 다른 집단은 대화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우울 증상이 크게 줄어 증상이 거의 없는 ‘관해’ 상태에 이른 비율은 식단 개선 집단이 32.3%로 대조군(8.0%)보다 높았다.

 

국제학술지 ‘Psychosomatic Medicine’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식단을 개선한 사람은 우울 증상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무작위대조시험 16건, 총 4만5826명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우울 증상에 대한 효과크기는 0.275였다. 통상 효과크기가 0.2 정도면 작은 효과로 해석한다. 

 

◆ 장 건강도 기분과 연결…발효식품은 어떨까

우리 몸의 세로토닌은 대부분 장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세로토닌이 뇌로 직접 이동해 기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장에서 만들어진 세로토닌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과 뇌는 신경과 면역반응, 호르몬 등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를 ‘장-뇌 축’이라고 한다.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은 면역반응이나 호르몬 분비를 변화시킬 수 있고, 장에서 생긴 자극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될 수 있다. 이런 경로를 통해 장내 환경의 변화가 뇌 기능과 기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치 등 발효식품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김치 등 발효식품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국제학술지 ‘Cell’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발효식품 섭취를 늘린 사람은 장내 미생물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36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10주 동안 한 집단은 발효식품을, 다른 집단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도록 했다.

 

그 결과 발효식품을 먹은 집단에서는 염증과 관련된 혈청 단백질 93개 가운데 19개가 감소했다.

 

발효식품을 먹을 때는 나트륨이나 당류 함량도 살펴봐야 한다. 김치처럼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은 섭취량에 주의하고, 요구르트는 당류가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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