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소송 제기 7년 만에 일부 승소 확정
삼성증권이 ‘유령주식 배당 입력 사고’로 주가하락 손실을 본 국민연금에게 18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19년 국민연금이 소송을 낸 지 7년 만의 결론이다.
대법워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국민연금에 손해배상금 18억668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해야 한다.
대법원은 “원심이 삼성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50%로 제한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삼성증권이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해야 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
대법원은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은 배당오류로 삼성증권 주식이 전산 입고될 경우 직원들이 매도주문을 제출할 수 있고 매도주문에 따른 매도계약이 체결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며 “직원들의 업무상 과실과 국민연금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다만 “손해는 사고가 직접 시장에 가한 충격으로 삼성증권 주식 가격이 하락해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입은 손해에 국한된다”며 손해배상 범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2018년 4월 삼성증권 증권관리팀 담당자가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며 시작됐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 증권계좌에 삼성증권 발행주식(8900만주)의 30배가 넘는 28억1295만6000주가 입고됐다. 이후 잘못 입고된 주식이 약 30분간 시장에 유통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일부 직원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하며 삼성증권 주가는 폭락했다. 주가는 장중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1.68% 하락한 3만5150원까지 밀렸다.
사고 발생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증권 주식 1123만208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민연급은 사고 당일부터 2018년 9월28일까지 총 357만4775주를 매도했다.
2019년 6월 국민연금은 사고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처분 주식의 매도 가격과 정상 가격의 차액 등 299억여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삼성증권은 국민연금에 18억 6600만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삼성증권은 배당의 과·오지급 등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배당 업무의 절차, 요건 등에 관한 내부적 처리 기준이나 방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에도 처리 기준이나 방침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손해배상 대상이 되는 주식거래 범위는 사고 당일인 2018년 4월 6일부터 이 사건 사고가 직접 시장에 영향을 미친 2018년 4월 10일까지 실제 이루어진 거래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또 “배당 직원들의 의도하지 않은 오류나 매도 직원들의 개인적인 부정이 개재돼 발생한 것으로 국민연금의 손해를 모두 삼성증권에 책임지게 하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며 삼성증권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국민연금과 삼성증권 모두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올 1월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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