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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만원에 물렸는데 24만원 됐다”…삼전 33%·하닉 41% 폭락,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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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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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장중 고점 대비 33.4%·SK하이닉스 41.1% 급락해
미래에셋 “내년 3분기 낸드 공급 초과”…목표가 55만·420만원
알파벳 매출 잔고 5195억달러…AI 투자 여력·현금흐름 주목해야

“삼성전자는 37만원대에서 24만원대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고점 대비 40% 넘게 빠졌습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뉴스1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뉴스1

반도체주 급락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개인투자자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 달여 전 장중 37만45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24만원대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도 장중 298만7000원을 찍은 뒤 170만원대로 밀렸다.

 

지난 24일 삼성전자는 7.59% 내린 24만9500원, SK하이닉스는 8.34% 떨어진 17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33.4%, SK하이닉스는 41.1% 하락했다.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인데 주식 계좌는 파란불이다. 시장의 시선이 현재 실적보다 미래에 쏠려 있어서다. 주식시장은 올해 벌어들인 돈보다 2027년 메모리 가격과 공급량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먼저 계산한다.

 

◆수출 245% 뛰었는데 주가는 왜 빠졌나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정보통신산업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163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1% 증가했다.

 

전체 반도체 수출도 1924억3000만달러로 162.5% 늘었다. 지난해 연간 반도체 수출액 1734억9000만달러를 상반기 만에 10.9% 넘어섰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와 고용량 D램·낸드 가격 상승이 수출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이 숫자가 이미 발생한 실적이라는 점이다. 주가는 현재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의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까지 미리 반영한다.

 

반도체 가격이 정점을 지나 하락하고 생산업체의 공급이 수요를 앞서기 시작한다면 지금과 같은 기록적인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 수출 호조에도 주가가 먼저 하락한 배경이다.

 

◆최근 조정의 핵심은 ‘2027년 낸드’

 

최근 메모리주 조정의 핵심 배경으로는 2027년 하반기 낸드플래시 공급 확대 우려가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TLC·QLC 웨이퍼 계약가격이 2027년 3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3분기 9.4%, 4분기 15.4%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비트 출하량 증가세가 둔화하는 시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옥시아의 신규 생산능력이 가동되면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도 2027년에는 D램과 낸드의 수급 흐름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낸드 수급이 올해 1분기 10.8% 공급 부족에서 2027년 3분기 1.1% 공급 초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에는 공급 초과 폭이 1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규 생산능력 규모가 과거와 같은 심각한 공급 과잉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며, 최근 주가 하락에 낸드 가격 약세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24일 폭락까지 낸드 탓으로 볼 수 있나

 

낸드 우려가 최근 한 달간 주가를 짓누른 것은 맞지만, 24일 하루 급락의 원인을 낸드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7%를 넘어섰다. 고유가와 고금리는 물가 부담을 키우고 성장주의 미래 이익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를 1조7568억원, 삼성전자를 873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두 종목에서 1조7000억원 넘게 팔았다. 낸드 가격 전망에 유가·금리·수급 불안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낙폭이 커진 셈이다.

 

◆5195억달러 매출 잔고, AI 투자 안전판일까

 

반도체 업황을 가를 또 다른 변수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빅테크의 AI 투자다. 알파벳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매출 잔고는 5195억달러다. 이 가운데 5139억달러가 구글 클라우드 관련 계약으로 전체의 98.9%를 차지했다.

 

알파벳은 매출 잔고의 절반을 조금 넘는 금액을 앞으로 24개월 안에 매출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매출 인식 시점은 계약 기간과 서비스 제공 능력, 고객의 서비스 사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의할 점도 있다. 알파벳은 올해 1분기부터 최초 계약 기간이 1년 이하인 계약까지 매출 잔고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이전 분기나 과거 연도 수치와 비교할 때는 산정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2분기 설비투자는 44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4억달러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 391억달러를 웃돌면서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약 5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AI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막대한 투자비가 현금흐름을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한다.

 

매출 잔고가 크다는 것은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수요가 단기간에 꺾일 가능성이 낮다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주문량으로 곧바로 환산할 수는 없다.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와 반도체 재고 수준, 자체 가속기 사용 비중에 따라 실제 메모리 수요는 달라질 수 있다.

 

◆낸드와 달리 D램 전망은 아직 강하다

 

낸드와 달리 D램 수급 전망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HBM 생산에는 일반 D램보다 많은 웨이퍼와 공정 시간이 필요하다. HBM 생산이 늘어날수록 범용 D램에 배정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줄어들어 D램 공급 증가가 제한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범용 D램 가격 강세와 HBM 수요가 낸드 가격 하락의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55만원, SK하이닉스 420만원의 목표주가와 매수 의견도 유지했다. 24일 종가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현재가보다 약 120%, SK하이닉스는 약 139% 높다.

 

목표주가는 향후 실적과 메모리 가격, 환율, 시장이 적용하는 평가배수 등을 토대로 산출한 증권사의 전망치다. 실제 주가가 해당 가격에 도달한다는 보장은 없다. 업황이나 실적 전망이 달라지면 목표주가도 언제든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지금 팔아야 하나” 목표가보다 먼저 볼 것

 

보고서만으로 지금이 바닥인지, 당장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자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산 이유다.

 

HBM과 D램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으로 샀다면, 2027년 낸드 공급 증가가 두 회사의 전체 이익을 얼마나 훼손할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단기 주가 상승만 기대해 매수했거나 신용·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했다면 판단 기준이 달라진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지, 반도체주가 전체 투자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는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과 2027년 낸드 공급 초과 우려를 형상화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과 2027년 낸드 공급 초과 우려를 형상화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앞으로 확인해야 할 지표는 크게 세 가지다. 2027년 낸드 생산능력 증가율,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실제 메모리 주문으로 이어지는 정도, HBM 증산 이후에도 범용 D램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지다.

 

결국 수출 증가율과 목표주가만 믿고 버티거나, 급락 폭에 놀라 뒤늦게 내던질 때는 아니다. 사상 최대 실적이 얼마나 이어질지, 내년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할지가 주가의 다음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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