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1년 새 10만명 증가…운동 보상 정책 본격 확대
운동 실적에 포인트 지급…스포츠 소비·건강관리로 잇는 ‘선순환’
비만·만성질환·의료비 부담 겨냥…“운동을 예방의 정책 변수로”
퇴근 후 헬스장으로 향하는 직장인, 이른 아침 수영장을 찾는 중년층, 주말이면 축구장과 테니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생활체육인들. 운동이 일상의 한 장면을 넘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부의 스포츠 정책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국민에게 ‘운동하라’고 권하는 데 정책의 무게가 실렸다면, 이제는 실제로 운동한 사람의 행동에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정책까지 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이하 문체부)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하형주·KSPO)이 운영하는 스포츠 활동 인센티브 ‘튼튼머니’가 대표적이다. 2026년 기준 만 4세 이상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지정된 적립시설에서 운동 시작과 종료를 QR코드로 인증하고 30분 이상 운동하면 5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주 5회, 연간 최대 100회까지 적립할 수 있어 1인당 연간 최대 5만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1포인트는 1원으로 환산된다.
30분 운동 한 번에 500원, 일주일에 다섯 차례 운동하면 2500원, 이를 20주 이어가면 연간 최대한도인 5만원이다. 다만 현금 5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방식은 아니다. 운동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한 뒤 스포츠상품권 등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구조다. 실제로 운동한 사람에게 보상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27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튼튼머니’ 사업 예산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기존 40억원에서 80억원으로 2배 늘었다. 2023년 4억95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불과 3년 만에 16배 이상 규모로 커진 것이다.
실제 포인트를 스포츠상품권 등으로 전환해 지원받은 인원은 2023년 1만6442명에서 2024년 2만5354명, 2025년 12만4129명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7.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사업에 참여한 전체 인원도 2024년 23만2395명에서 2025년 32만9609명으로 9만7214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약 41.8%다. 정부는 2026년 참여 인원 35만명, 이 가운데 실제 포인트를 스포츠상품권 등으로 전환해 지원받는 인원 14만8955명을 목표로 잡았다.
지원 예산과 참여자가 동시에 늘면서 튼튼머니는 경제적 유인을 활용해 생활체육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주 5회, 연간 최대 100회라는 상한선을 둔 것도 일회성 참여보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 형성을 겨냥한 설계다.
적립시설도 확대됐다. 2025년에는 국민체력인증센터 75곳과 지정스포츠클럽 및 민간체육시설 3990곳 등 모두 4065개소가 적립시설로 운영됐다. 2026년에는 약 4000여 개 스포츠시설에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적립 포인트는 스포츠상품권 등으로 전환해 스포츠시설 이용이나 스포츠용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고, 병원과 약국, 보험 등 건강 관련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2026년 기준 포인트 사용처는 약 8만6000개 가맹점이다.
운동으로 받은 포인트를 다시 스포츠와 건강관리에 쓰는 구조다. 운동 참여를 스포츠 소비와 건강관리로 연결하는 정책적 선순환을 노린 것이다.
정부가 운동에 경제적 보상을 붙이는 배경에는 국민 건강지표도 자리 잡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걷기 실천율은 49.2%였다. 2016년 38.7%에서 10년 사이 10.5%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국민 절반가량은 일상에서 충분히 걷지 않는 셈이다.
성인 비만율은 35.4%로 집계됐다. 신체활동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비만율은 10년째 상승 추세다. 연간 우울감 경험률은 5.9%였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전국 258개 보건소를 단위로 실시됐다. 신체활동 증가만으로 비만과 만성질환 등 건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운동 부족이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운동을 질병 예방의 관점에서 접근할 이유도 커진다. 이 같은 ‘운동 보상’ 정책은 체육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는 기존 10개 지역에서 109개 시·군·구로 확대됐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등록한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이 걷기 등 건강 생활을 실천하면 연간 최대 8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체육 분야의 튼튼머니와 보건 분야의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는 서로 다른 사업이지만, 운동과 건강행동에 경제적 유인을 붙여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튼튼머니의 1인당 최대 지원액은 연간 5만원이다. 2026년 실제 지원 인원 목표인 14만8955명에게 모두 최대 한도인 5만원을 지급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약 74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당초 40억원이었던 올해 사업 예산은 국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80억원으로 증액됐다. 다만 개인별 적립액은 운동 실적과 참여율에 따라 달라지며, 운동하지 않으면 포인트도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튼튼머니의 핵심은 ‘운동에 돈을 쓴다’는 데 있지 않다. 제한된 예산으로 실제 운동을 유도하고, 이를 스포츠 소비와 건강관리로 연결하는 데 있다. 올해 추경을 통해 사업 예산이 80억원으로 확대된 것은 정부가 운동을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국민 건강과 의료비 부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변수로 보고, 생활체육 참여 확대에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80억원의 예산이 실제 의료비 절감으로 얼마만큼 이어졌는지는 아직 확인해야 할 과제다. 튼튼머니 참여자가 운동 빈도를 얼마나 높였는지, 건강지표와 의료 이용, 건강보험 지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앞으로는 예산 규모뿐 아니라 실제 운동량과 건강 개선으로 이어진 성과를 보여주는 분석이 필요하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은 “‘튼튼머니’는 운동 참여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통해 국민 생활체육 참여율을 높이고, 만성질환 예방 등을 통한 의료비 부담 완화와 건강관리 문화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체부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지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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