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 광역·기초 21곳 조례化
정책 방향 충돌 소지 없앴지만
장기 과제 조기 종료 등 우려도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도 함께 만료되도록 한 ‘임기연동 조례’가 전국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기관장과 신임 단체장 사이의 정책 엇박자를 줄이고 이른바 ‘알박기 인사’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별도 보완책 없이 단순히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를 일괄 종료할 경우 행정 연속성과 기관 전문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간한 ‘단체장-출자·출연기관장 임기연동 조례 분석’ 보고서를 현행 행정구역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으로 폐지된 광주광역시를 제외하고 관련 조례를 둔 지자체는 모두 21곳이다.
조례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다. 기관장을 임명한 당시 단체장의 임기가 끝나면 남은 임기와 관계없이 기관장의 임기도 함께 만료된 것으로 본다. 일부 지자체는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인수위원회 요청이 있을 경우 새 기관장이 임명될 때까지 기존 기관장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민선 8기에서 9기로 넘어가며 단체장이 교체돼 조례가 실제 적용되는 지자체는 광역 6곳, 기초 7곳 등 모두 13곳으로 파악됐다. 광역단체 가운데 경남은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기관장 유임이 가능해졌다.
임기연동제 도입 배경에는 단체장 교체 때마다 반복된 기관장 거취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기관장이 임기를 이어가면 신임 단체장의 공약이나 정책 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고 집행 효율성을 높이려면 단체장과 기관장의 임기연동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기관장 사퇴 압박이나 법적 공방, 보은 인사 논란 등의 행정력 낭비를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론도 적지 않다. 기관장이 바뀌면서 문화·복지 등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거나 좋은 평가를 받는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관장이 단체장 교체를 이유로 임기를 조기에 종료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새 단체장 측 인사로 기관장 자리가 채워질 경우 임기연동제가 또 다른 보은 인사 통로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 취지를 살리려면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정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 일부 지자체 사례처럼 인수위 요청 시 후임자 선임 전까지 임기 연장이 가능하도록 단서 조항을 두고 기관장의 전문성과 자질을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서연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임기연동제 도입의 목적은 알박기 인사를 방지하고 정책 기조를 통일하는 것”이라며 “임기연동이 자칫 보은 인사로 흐르지 않도록 인사청문회나 임원추천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신임 기관장의 전문성과 자질을 엄격히 검증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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