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한 위원들 전부 다 비상근
내 일 아니고 내 책임 아니다 생각”
野 ‘대통령 밥친구’ 위 대행 사퇴 촉구
위 대행 “사퇴는 무책임하다” 일축
선관위, 투표지 부족 인지 시점 정정
추가 교부 투표소 수도 진상위와 달라
국조서 요구한 자료 제출 미흡 지적
위 “타성 젖어 효율성만 중시 반성”
23일 본격 활동에 돌입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는 첫 회의부터 무더기 증인 불출석과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관리·사후대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 참정권 침해 논란을 초래한 선관위가 국회 진상규명 절차에도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특히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첫 인지 시점을 기존 오전 11시58분에서 오전 11시34분으로 정정 보고하면서, 사태 파악과 보고 체계 전반의 신뢰성 논란도 커졌다.
◆불참 후 속속 출석… “집단항명”
이날 국조특위 첫 회의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제외한 각급 선관위 비상임위원 16명(시·구 선관위원장 포함) 전원이 오전 회의에 불출석했다.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 중 조병현·박순영·남래진·김대웅·윤광일 위원은 여야의 질타가 이어진 뒤 오후 회의에 출석했다. 비상임위원 중 조성대 위원은 건강상 이유로, 전현정 위원은 개인 사정을 들어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앙선관위 직원들은 계장·과장급을 포함해 출석 요구를 받은 17명 전원이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서울시선관위의 오민석 전 위원장, 송파구선관위의 민소영 전 위원장도 오후에야 출석했다.
여야는 무더기 불출석 사태를 놓고 입을 모아 선관위를 질타했다.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출석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전부 다 비상근 위원”이라며 “불출석 사유를 정확하게 제시하지도 못했다. 자기네들끼리 짬짜미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도 “물론 일정이 촉박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중대한 사안에 반드시 나오셨어야 한다”며 “내 일이 아니고, 내 책임이 아니고, 나는 그냥 회의만 한번 가면 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도 “국민에 대한 집단항명”이라며 “불출석 증인 중 자진 출석 의사가 있었는데 누군가의 의사로 인해서 불출석했다면 출석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하고 특위 명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분은 대통령의 밥 친구인 위 상임위원”이라며 위 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위 직무대행은 “(사퇴는) 무책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정 보고, 부실한 자료 제출 이어져
중앙선관위는 이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최초로 인지한 시점을 당초 파악보다 앞당겨 정정 보고하기도 했다.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송파구선관위는 오전 11시34분 잠실4동으로부터 투표용지 잔여 수량 부족 우려를 보고받으면서 최초 인지했다”라며 “당초 단톡방 기록을 토대로 11시58분 인지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보고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최초 인지 시점이 11시34분인 것으로 확인해 변경 보고드린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또 이날 투표용지를 추가로 교부받은 투표소가 지난 18일 기준 141곳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또한 앞서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했던 140곳과 차이가 있다.
이에 김은혜 의원은 “엉망진창”이라며 “진상규명위가 선관위 사태를 축소해 발표했든지, 아니면 선관위가 진상규명위에 사태를 축소해 보고했든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관위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두고도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수주째 자료 제출을 않는다”며 “속도와 태도가 긴장감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조사 기관 현안 보고를 받으면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자료가 오지 않으면 일정을 재조정해서라도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업무보고에 투표용지 부족 상황만 들어가 있다. 중앙선관위의 특권의식과 선민의식이 딱 느껴진다”며 “국민적 의혹이 지금 그것밖에 없나. 개표 결과를 아예 잘못 입력한 것이나 외유성 출장, 수의계약 문제에 대한 개선책 등이 다 빠져 있다. 언론에 문제 제기가 되는 부분들은 다 보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선관위는 인쇄비율 축소 이유로 분실·도난·탈취 우려, 부정선거 의혹 제기 우려, 예산 낭비, 보관 장소 협소를 들고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의 가치가 행정 비용 문제보다 덜 중요한가. 이런 인식이 이번 사태의 근원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위 직무대행은 “오랜 기간 헌법기관이라는 독립성을 지키고자 조직 내부의 타성에 젖어 효율성만 중시한 것 아닌지, 정작 주권자인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란 기본 책무에 미진했던 건 아닌지 겸허히 반성한다”라며 “국회 국정조사와 검경 합동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국조특위는 다음달 1일 중앙선관위와 각급 선관위, 행안부와 경찰청으로부터 2차 기관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또 7월8일 현장 조사 뒤에는 14일 1차 청문회, 22일에는 2차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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