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도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토 게이스케 도요타 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노사협의회에서 “지금까지의 방식을 계속한다면 고정비는 오르기만 할 것”이라며 “기존의 당연함과 일률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변혁에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성역 없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 자체 미디어인 도요타 타임스에 따르면 기토 위원장은 더불어 “회사만 기다리거나 남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며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마이너스’를 반전시키겠다”고도 다짐했다.
도요타는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과 영업이익 모두 압도적인 1위지만 국내 생산인구의 부족과 인건비·물가 상승 등에 따른 차량 납기 장기화로 고전 중이다. 올해부터 연 300만대 이상 생산체제 유지가 의문시돼 곤 겐타 사장이 ‘위기’라고 언급할 정도다. 주력 차종인 ‘노아’와 ‘복시’는 출고 대기가 1년 이상으로 길어지는 바람에 오는 10월부터 대만 합작회사에서 역수입하기로 했는데, 사상 초유의 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도 내년부터 전기차 글로벌 주력 모델을 인건비가 싼 인도에서 생산, 역수입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도요타 노조 위원장의 노사협의회 발언은 역수입 위기를 자초한 데 대한 자성으로 들린다. 기존의 당연했던 작업방식은 고정비의 상승과 생산성 후퇴를 불렀고, 이를 벗어나 혁신하지 못한다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다. 이에 도요타 부사장은 “매년 봄에 임금을 두고 싸우는 ‘춘투’(春?)가 아니라, 노사가 과제를 공유하고 철저히 대화해 뚫고 나가는 ‘춘공’(春共)”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회사가 직면한 과제를 노사가 함께 공유하고 대화로 돌파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 성과급 사태에서 촉발된 대기업 노조의 ‘이익 N% 분배’ 요구가 조선·이동통신·정보기술(IT) 등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우리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도요타 노조 부위원장은 인공지능(AI) 전환과 관련해 “내가 할 수 있는 기술과 부가가치는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꿀 각오로 마주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 세계 1위 완성차업체인 도요타 노조가 이런 자세인데, 현대차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 반대를 선언했다. 우리 노동계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전환에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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