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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노조도 등돌렸다… 반도체 이기주의에 반발한 삼성노조 내홍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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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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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노조 파업 대열 이탈이어 제2노조도 갈등
반도체 이기주의에 함께 못하겠다 선언
회사 다른축인 DX부문 목소리 외면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근로자 전체 대표 맞나 비판도

삼성전자 노조가 이달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공동투쟁을 결의했던 노조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모든 삼성전자 근로자의 권리를 위해 대변하겠다던 초기 취지와 달리, 점차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의 보수만 더 챙기겠다는 과반 노조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의 전략에 다른 노조가 반발에 나선 것이다. 총파업을 함께 결의한 3개 노조 중 완제품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가 대열에서 이탈한 데 이어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마저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저격하며 갈등 양상을 비치고 있다. 노조 간 반발이 커지면서 사실상 총파업이 아닌 반도체 부문 파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동행노조 이탈에 이어 전삼노 초기업 노조에 사과하라 발언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초기업노조에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 공문을 보냈다. 전삼노는 1만700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삼성전자 2대 노조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3000여명이다.

 

공문은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이 전삼노에서 DX부문 소속 조합원을 대변하는 이호석 지부장의 현장 소통 활동을 문제 삼으면서 사과하지 않을 경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삼노 측은 “이는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DX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테이블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행위”라며 “조합원 대표자의 직무를 위축시켜 노동자 간, 노조 간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그러면서 “타 노조에 대한 경솔한 언행으로 대외적 신뢰를 실추시켰던 전례에 이어 이제는 내부의 정당한 목소리마저 ‘교섭 배제’라는 압박으로 입막음하려는 태도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조직 간 신뢰를 회복할 전향적 태도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과반 노조로서 특정 부문을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DS부문과 DX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전삼노의 요구는 앞선 DX부문 차별을 성토하며 파업 대열을 이탈한 동행노조의 주장과 결을 같이 한다.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초기업노조·전삼노와 함께 꾸렸던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탈퇴 이유로 반도체 중심으로 흘러가는 다른 노조 집행부의 폄하와 무시가 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DX의 희생은 잊었나... DS 중심주의에 파업동력 약화

 

전자업계 현장에서는 DX를 배제하려는 일부 DS 조직원의 움직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기 전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회사의 버팀목이 된 것은 DX 사업부였다. HBM 개발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파운드리에서 TSMC에 밀려 DS 사업부가 고난의 시기를 보내던 때였다. 갤럭시 시리즈를 연달아 히트시키고, 폴더블 시장까지 열어젖힌 DX 사업부가 없었다면 삼성전자 전체가 흔들렸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DX사업부는 DS사업부의 ‘큰 손’이기도 하다. DS 사업부 실적을 위해 무리한 설계를 시도한 적도 있었다. 일례로 DX사업부는 DS의 시스템과 파운드리 사업부를 살리기 위해, 소비자에 외면 받던 엑시노스 탑재까지 꾸준히 시도했다. 수율과 성능이 퀄컴 스냅드래곤에 밀린 엑시노스 탑재는 DX 사업부에선 사실상 모험에 가까웠다. 엑시노스 칩 문제로 발열이나 속도저하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한 비난은 고스란히 DX가 감수했다. 이런 기억은 외면한 채, DX 부문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DX부문 직원들은 파업을 지지하지 않게 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의 다른 축인 DX를 배제하는 노조를 진정한 과반노조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21일 시작하는 파업이 총파업이 아닌 그냥 ‘반도체 파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이탈하는 직원 수도 늘고 있다. 한때 7만7000명을 넘었던 조합원이 노노 갈등 본격화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하루 최대 1000명 가까이 이탈하면서 최근에는 7만3000여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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