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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험한 도박’… ‘원유 밸브’ 차단에 고유가 고통 계속 [美·이란 불안한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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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필웅·김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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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역봉쇄 카드’ 강수

美 해군 군함, 항행 선박 검열
이란 원유수출 전면 차단 압박
‘버티기’ 계속 땐 충격파 거세

트럼프 군사 공격 재개 검토설
각국 유조선들, 진입 포기 ‘회항’
이란 개혁파 “강경책 강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상 결렬 이후 내민 ‘호르무즈해협 역봉쇄’ 카드가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향후 이란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고유가 고통을 더 키울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더 강한 압박에 나서며 휴전은 한층 더 위태로워졌다.

 

멈추지 않는 ‘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확인하면서 “이란은 지금 매우 좋지 않은 상태”라며 협상을 압박했다. 앤드루스 합동기지=AP연합뉴스
멈추지 않는 ‘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확인하면서 “이란은 지금 매우 좋지 않은 상태”라며 협상을 압박했다. 앤드루스 합동기지=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 최대 석유터미널인 하르그섬의 원유를 수출하는 항구인 부셰르항과 호르무즈해협에 위치한 이란 최대 상업항 반다르아바스항, 호르무즈해협 외부 최대 항구인 자스크항 등에서 출항하는 유조선 등이 주요 봉쇄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 당사국은 해상 선박에 대해 ‘방문 및 수색’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해당 해역에 배치된 미 해군 군함이 항행하는 선박을 정지시키고 검사해 통행 여부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데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해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개전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의 장악력을 이용해 오히려 원유 수출을 늘려왔다. 미국 CNN방송은 데이터 및 분석 기업 켈퍼를 인용해 이란이 3월까지 하루 평균 185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지난 3개월간보다 하루 약 10만배럴 더 많은 양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미국은 유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전쟁 기간에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기까지 했다.

미국 내 정치 측면에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을 하루빨리 종결지어 자국 유가를 안정시켜야만 한다. 미국 CBS방송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통한 유가 안정을 시급히 요구하는 여론이 응답자의 80% 이상에 달한다.

미국이 이란 선박만 차단하고, 다른 나라 선박의 통행을 가능하게 한다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물자 수송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역봉쇄 조치는 자칫 전 세계적 고유가 고통을 더할 수 있는 도박이 될 수 있다. 이란이 협상에서 굴복하지 않고 ‘버티기’를 이어갈 경우 전쟁 영향으로 이미 대폭 위축된 원유 공급망에 충격이 한층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란 개혁파 외교통인 세예드 무사비안 전 주독일 이란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해상 봉쇄가 오히려 적대 수위를 높여 이란 내 강경 노선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해협 봉쇄에 나서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카스피해와 아르메니아·러시아·튀르키예·이라크 등 인접국을 통한 육상·해상 네트워크를 활용해 물자와 에너지 수급을 유지할 수 있어 봉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군이 실제 봉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이 해당 지역에서 미군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작전 수행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해협 봉쇄 예고 후 해협 진입을 시도하던 각국 유조선들이 뱃머리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전 세계가 우려하던 150달러 이상의 고유가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봉쇄 조처는 페르시아만 산유국의 수출을 억제할 뿐 아니라, 이란의 석유 수출 능력까지 제한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네타냐후, 방탄조끼 입고… 레바논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방탄조끼를 입고 이스라엘군이 점령·통제 중인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란은 종전 조건으로 헤즈볼라 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한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겠다며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엑스(X) 캡처
네타냐후, 방탄조끼 입고… 레바논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방탄조끼를 입고 이스라엘군이 점령·통제 중인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란은 종전 조건으로 헤즈볼라 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한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겠다며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엑스(X) 캡처

양측이 대치하면서 휴전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미국의 역봉쇄 모두 군사력 동원이 전제로 된 것이라 현 국면이 지속할수록 협상 타결 가능성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한적 타격 재개를 종전 회담 교착을 타개하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 재개를 선택할 경우 종전 가능성은 한층 더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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