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4곳 ‘시정신청’ 인용
향후 노동계 교섭에 영향 전망
민주노총 “이번 판단 시작일 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24일 만에 하청노조가 교섭해야 하는 진짜 사용자는 원청이라는 노동위원회 첫 판단이 나왔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에서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의 사용자성을 모두 인정해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충남지노위는 “용역계약서 및 과업내용서 등에서 각 공공기관이 하청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및 인력배치 등에서 노동조합법상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제시한 교섭 의제에는 안전보건 관리체계와 관련한 내용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 등이 담긴 결정문은 한 달 뒤에 나온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에도 노동위 판정을 거쳐 법원에서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적은 있지만, 법이 개정된 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이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 사용자는 이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공고해야 한다. 다른 노조와 노동자들이 교섭에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4개 공공기관의 하청 노조가 속한 공공연대노동조합은 지난달 13일 충남지노위에 원청이 공고를 하지 않았다며 시정신청을 제기했다.
원청 사용자가 노동위 판단에 불복하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재심 판정에도 불복할 시에는 행정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날 노동위의 판단은 향후 노동계의 교섭 시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청 노조들이 이번 판단을 참고해 노동위에 사건을 추가로 접수할 수도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판단은 시작일 뿐”이라며 “모든 원청 사용자는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위원회에 노란봉투법 관련한 심판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노동위에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은 267건에 달한다.
3일에는 경북지노위에서 포스코에 대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 심판이 열린다. 노동위에 접수되는 교섭 관련 이의 신청은 이날처럼 교섭 요구 공고 관련과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으로 나뉜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복수 노조가 존재할 경우 교섭 창구를 어떻게 구성할지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이 역시 사용자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와 맞물리는 문제다. 앞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포스코 하청 지회는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별도로 교섭을 진행하겠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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