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 기관 아닌 분쟁 해결 수행하는 기관”
A씨처럼 실제 2023년 한 기업에서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있었는데도 사측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노동위도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일이 있었다. 해당 노동자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법원은 노동위의 시정 신청 기각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법조계에서는 노동위의 고용상 성차별 구제제도를 최초로 해석하고, 정립한 판례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노동위는 2022년 5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보호조치 위반에 대해 구제 제도를 시행됐다. 성희롱 피해 노동자에 대해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면 차별적 처우 중지, 적절한 배상 등의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중노위는 이 사건에서 시정명령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위가 직접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사업주 또는 지방고용노동청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이 확인된 경우를 전제로만 시정 명령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사업주 측에서 성희롱 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 않아, 사업주의 조치 여부도 살펴볼 필요 없이 조치 의무 위반이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사측이 피해 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했는지까지 노동위가 심리하고, 판단하는 게 맞다고 판시했다. 나아가 노동위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를 자체 조사, 확인할 수 있 는 법적 근거와 권한, 조직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원은 B의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다고도 결론냈다. 노동자 입장에서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혐오감을 야기하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발언이 이루어진 장소와 경위를 봐도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그런데도 중노위가 단지 사용자, 노동청 조사에서 성희롱 발생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조치 의무 위반을 부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은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동위의 실질적인 분쟁 해결 기능을 위치 짓는 판단이라고 판례를 분석했다. 그는 “노동위를 단순히 사용자 조사 결과를 형식적으로 검토하는 절차 기관이 아닌,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분쟁 해결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서 노동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전제로 피해 근로자를 신속하고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남녀고용평등법의 목적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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