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뜻하는 영어 단어 ‘풋볼’(football)이 미국에선 럭비 종목과 흡사한 아메리칸풋볼, 이른바 ‘미식축구’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발로 하는 축구를 미국인들은 ‘사커’(soccer)라고 부른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은 요즘 축구 붐을 일으키는 데 여념이 없다. 세계 주요국의 축구협회, 그리고 수많은 팬을 거느린 축구 스타들과 원활히 소통하려면 아무래도 풋볼이란 표현이 더 나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월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생각해보면 이 종목(축구)을 풋볼로 부르고, 아메리칸풋볼(미식축구)은 다른 이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에 가장 기뻐했을 사람이 있다. 다름아닌 지아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시장인 미국에서 축구를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만드는 것은 피파의 오랜 염원이다. 요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나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 같은 대스타들이 미국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도 그것이다. 1970년대 ‘축구 황제’ 펠레 또한 나름의 원대한 꿈을 안고 현역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미국에서 보냈다. 다만 축구가 미국인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게 만들지는 못했다.
앞서 피파는 월드컵 조 추첨식에 맞춰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2025년 처음으로 제정한 일명 ‘피파 평화상’(FIFA Peace Prize)의 첫번째 시상식이 그것이다. 이 상은 ‘축구는 세계를 하나로’라는 모토 아래 전 세계 사람들을 평화롭게 하나로 묶는 데 기여한 이에게 매년 수여한다. 초대 수상자가 되는 영예는 다름아닌 트럼프에게 돌아갔다. 인판티노 회장은 전부터 “트럼프가 2025년도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이것이 불발에 그치자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피파 예산으로 평화상을 신설해 트럼프에게 증정한 것이다.
19일 미국에서 트럼프가 주도해 창설한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첫 회의가 열렸다. 5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인판티노 회장도 눈에 띄었다. 피파 평화상을 운영하는 단체 수장이니 ‘평화’에 관해 발언할 기회가 주어진 것일까. 트럼프는 이날 “피파가 가자 지구의 평화 프로젝트에 들어갈 750억달러(약 109조원)의 모금을 도울 것이란 점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피파가 또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고 나선 셈이다. 가뜩이나 트럼프를 향한 구애로 일관하는 인판티노 회장의 요즘 행보를 놓고 ‘아첨 외교’라고 말들이 많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제 스포츠 단체의 일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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