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걱정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다”는 오래된 농담은 이제 ‘수백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눈부신 카메라 조명을 뒤로하고 평범한 ‘명함’을 선택한 스타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기록적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 회 출연료를 ‘푼돈’으로 만들어버릴 만큼 강력한 비즈니스 제국을 건설하거나, 전 세계를 무대로 뛰는 전문직으로 변신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성공한 경영자’라는 새로운 명함을 판 이들의 압도적 행보를 쫓았다.
■ “연 매출 200억 신화”…제주도 수영장 저택 꿈 이룬 진재영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스크린을 누비며 ‘섹시 아이콘’으로 불렸던 배우 진재영.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촬영장이 아닌 비즈니스의 최전선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초창기에 뛰어든 그는 현재 연 매출 20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 중이다.
과거 선택받아야 했던 배우 시절의 강렬했던 스포트라이트가, 이제는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경영자의 무게로 바뀐 셈이다. 특히 그가 공개한 제주도의 수영장 딸린 대저택은 “연예인 시절보다 지금이 훨씬 부유하고 행복해 보인다”는 탄성을 자아낸다.
“방송 복귀요? 지금 제 삶의 주인공은 경영자 진재영입니다. 남들보다 두 시간 덜 자고 동대문을 누볐던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 ‘비욘세가 줄 서는 핸드백’…뉴욕 휩쓴 디자이너 임상아
‘뮤지컬’이라는 노래 한 곡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임상아는 현재 뉴욕 명품업계의 거물이 됐다. 그가 론칭한 브랜드 ‘상아(SANG A)’는 리한나, 비욘세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애용하는 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과거 수천 명의 팬들 앞에서 노래하던 그는 이제 수천만 달러의 계약서를 검토하는 CEO 디자이너다. ‘한국 연예인이 만든 가방’이라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그는 뉴욕에서 누구보다 혹독한 독기를 품고 버텼다.
“뉴욕 바닥에서 나를 버티게 한 건 스타의 자존심이 아니라, 디자이너로서의 실력이었어요. 무대 밖은 더 냉정했거든요”
■ ‘가수에서 뉴욕 변호사로’…세계를 무대로 뛰는 이소은
‘서방님’, ‘작별’ 등 맑고 고운 음색으로 사랑받았던 가수 이소은은 전성기에 돌연 미국행을 택했다. 그의 선택은 음악이 아닌 ‘법전’이었다. 미국 명문 로스쿨을 거쳐 국제 변호사가 된 그는 현재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부사무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았던 손으로 전 세계 기업 간의 분쟁을 조율하는 그는 연예인이라는 타이틀보다 ‘전문성’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무대 위 박수 소리보다 법전 뒤에 숨겨진 치열한 논리가 그의 심장을 더 뛰게 한 결과다.
“음악을 사랑하지만, 법을 통해 세상을 돕는 지금의 커리어에서 더 큰 성취감을 느껴요. 마이크 대신 서류 가방을 든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 ‘죽음의 문턱서 찾은 메밀국수’…연 매출 10억 ‘장사의 신’ 고명환
MBC 공채 개그맨 고명환의 성공담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대형 교통사고로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던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메밀국수’ 사업에 뛰어들었다. 4번의 실패 끝에 현재는 연 매출 10억원대의 요식업 경영자로 우뚝 섰다.
밤샘 촬영으로 얻던 출연료보다, 잠든 사이 팔려 나가는 밀키트 수익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 역전의 기록이다. 그는 이제 시간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장사의 신’으로 불린다.
“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1000권의 책을 읽고 매일 새벽 시장으로 출근했죠. 연예인 고명환은 죽고, 사업가 고명환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 마이크를 내려놓고 거머쥔 ‘수백억원의 성적표’
이들의 성공은 단순히 ‘유명세’ 덕분이 아니다. 오히려 “연예인이 뭘 알겠어?”라는 편견의 벽을 깨기 위해, 무대 위 화려함보다 더 가혹한 비즈니스 전장을 견뎌낸 결과다.
과거의 영광을 내려놓은 ‘제로 베이스(Zero-base)’의 용기, 그리고 자신의 끼를 비즈니스 브랜딩으로 바꾼 지혜가 이들의 진짜 자산이었다. 고용한파가 가득한 시대, 이들이 보여준 반전은 우리에게 묻는다. 화려했던 어제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를 낮추고 새로운 세상으로 뛰어들 것인가. “연예인 안 하길 참 잘했다”고 말하는 이들의 당당한 미소 속에, 카메라 뒤에서 일군 진짜 성공의 정의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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