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1분위 지출 비중 높은 쌀·고등어
2025년 7.7%·10% 껑충… 마늘도 12%↑
체감물가 정부 발표와 괴리… 대책 필요
울산 울주군에 사는 50대 A씨는 최근 전통시장을 찾았다가 고등어 한 마리에 5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보고 놀라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만원이면 고등어 3~4마리를 사서 오래 반찬으로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 가격이 너무 올라 사먹기 무서울 정도”라며 “장날에 사더라도 부담이 돼서 결국 크기가 작은 것을 골라야 한다. A씨는 몸이 허약해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데다 배우자마저 항암치료를 받고 있어 유일한 소득이 100만원 남짓 되는 기초생활수급비가 전부다. 보통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가끔 집에서 밥을 해 먹기 위해 시장을 찾곤 하지만 장바구니에 주로 담는 품목의 가격이 올라 이날도 아무것도 사오지 못했다.
올해 들어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축제 분위기인 자본시장과 달리 실물 경제엔 여전히 한파가 불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가구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경우 쌀, 생선 등을 자주 소비하는데, 이들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아 직격탄을 맞고 있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펴낸 ‘농식품 소비자 물가지수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특성별로 주로 소비하는 품목이 다른 만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취약계층의 체감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진이 가계동향조사와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교차 분석한 결과 취약계층은 공통적으로 멥쌀과 김치 속재료인 배추, 마늘, 바다어류(고등어 등) 및 사과에 대한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멥쌀은 1분위(소득 하위 20%)에서 가중치(전체 농식품 소비액에서 해당 품목 소비액이 차지하는 비중)가 5.1%로 가장 높았던 반면 소득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채소 중에서는 배추와 마늘의 지출 비중이 취약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저소득층일수록 바다어류 소비가 잦았다. 소득 1분위에서는 바다어류 가중치는 약 4.6%로 가장 높았는데, 소득이 높아질수록 점차 감소했다. 반면 소고기는 소득 5분위에서 가중치가 약 9.2%에 달하는 등 고소득층일수록 소고기, 돼지고기를 많이 찾았다. 과일 중에서는 사과가 소득 1~2분위에서 약 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문제는 이들 품목의 지난해 가격 상승폭이 전체 소비자물가(2.1%)는 물론 농축산물(2.4%), 수산물(5.9%)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는 점이다. 전체 물가 지수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정부 발표를 취약계층은 체감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쌀은 전년보다 7.7% 상승했고, 배추와 마늘은 각각 3.7%, 11.7% 올랐다. 바다어류도 고공행진했다. 고등어는 10.3%, 조기는 10.5% 각각 뛰었다. 고소득층이 즐겨 먹는 국산소고기(3.9%), 수입소고기(4.7%), 돼지고기(6.3%) 상승률의 2배 안팎이다. 연광훈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쿠폰이나 카드 형태로 해당 품목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든지, 현물을 직접 배달해주는 방식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이런 대책을 통해 저소득가구가 그간 소비하지 못했던 육류 등의 지출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되면 이들의 후생(삶의 질)도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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