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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거대 시장’ 멕시코 대통령의 민원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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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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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만 서식하는 희귀 동물 판다는 중국의 국보(國寶)로까지 불린다. 이 판다를 외교의 수단처럼 동원하는 중국 정부의 독특한 대외 정책에 세계 각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25년 12월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판다 보호 협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얼마 뒤 중국은 오는 2027년 추가로 판다 한 쌍을 프랑스 동물원에 대여할 뜻을 밝혔다. 반면 대만 문제로 중국과 사이가 나빠진 일본은 최근 도쿄의 한 동물원에 있던 쌍둥이 판다가 중국으로 반환된 뒤 새 판다를 받지 못하며 반세기 만에 ‘판다 없는 나라’가 됐다. 일본 언론은 “판다 대여를 중국에 요청했으나 실현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위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방탄소년단(BTS) 래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BTS 등 K팝 가수들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의 호감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판다는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보호하고 통제하는 동물인 만큼 외국에의 대여 등 처분도 전적으로 정부 의사에 달려 있다. 하지만 사람은 경우가 다르다. 세계적으로 높은 명망 또는 인기를 누리는 예술인이 해외에서 한국을 홍보하는 활동에 적극 나선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크게 반길 일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권유할 수는 있어도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남북 관계가 무척 좋았던 2018년의 일이다. 여당 모 의원이 “방탄소년단(BTS)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남북이 민족 간에 협력만 하면 가능할 일”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팬들이 “BT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 많은 시민도 이를 실세 정치인에 의한 전형적인 ‘갑질’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BTS는 올해 북중미 월드컵 공동 주최국인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오는 5월 세 차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인구가 1억3000만명이 넘는 멕시코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K팝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 15만장의 콘서트 티켓이 불과 40분 만에 완전히 매진됐다고 한다. 표를 구하려는 경쟁에 뛰어든 젊은이만 무려 100만명에 이른다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암표상이 개입한 탓인지도 모르겠으나 요즘 각종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선 BTS 공연 표가 멕시코 돈으로 최대 9만2100페소(약 764만원)라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25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난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급기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최근 ‘BTS의 멕시코 공연 횟수를 늘려 달라’는 취지의 부탁이 담긴 서한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냈다. 편지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BTS는 젊은 멕시코인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많다”며 “긍정적 답변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청와대와 외교부는 이에 대해 아직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BTS 구성원들이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 정부가 BTS의 해외 콘서트와 관련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멕시코 대통령으로선 아주 큰 마음 먹고 외국 정상에게 어려운 ‘민원’(民願)을 한 셈인데,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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