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얼굴 뒤에 숨겨져 있던 민낯을 드러낸 ‘제주 지문 살인사건’의 실체가 파헤쳐졌다.
지난 9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광주동부경찰서 형사과 신준우 경위와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소개된 사건은 연말에 접수된 실종 신고로 시작돼 이틀 만에 검거로 이어진 사건이었다.
한 남성은 아침부터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누군가 동생 명의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하러 왔는데, 행동이 본인과 달라 보여 확인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고, 이에 동생을 실종 신고하게 됐다.
형사들과 만난 주민센터 직원에 따르면, 기존 주민등록증 사진과 신청자의 얼굴이 많이 달랐으며 본인 확인을 위해 지문 채취를 요청했으나 인식되지 않았다. 특히 손가락 아래에는 얇은 무언가 덧대진 흔적이 발견돼 수상함을 더했다.
동행한 중년 여성은 남성이 손을 다쳤다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설명하며 질문에 대신 답했고, 직원이 지문 채취용 스탬프를 준비하는 사이 두 사람은 자리를 떠났다. 이에 수상함을 느낀 직원이 가족에게 연락하게 된 것이다.
실종자는 50대 초반 남성으로,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겠다고 했으나 말없이 나타나지 않았고 연락도 닿지 않아 의문을 샀다.
그는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과 교제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지막 통화 상대는 50대 여성 최 씨(가명)였다. 최 씨는 실종자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 주장했다. 휴대전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현재 머물고 있다는 모텔 외에도 다른 모텔 숙박비를 결제한 기록이 발견됐다.
이에 최 씨는 달방을 끊어 월세를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모텔에는 50대로 추정되는 남성과 젊은 남성이 함께 있었다. 50대 남성은 처음에는 자신이 실종자가 맞다고 했다가 신고 접수 상황을 알리자 진술을 번복했다. 이후 경찰이 찾아와 당황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복지시설을 운영 중이었으며, 50대 남성은 시설 입소자, 젊은 남성은 18세의 양아들이라 밝혔다. 실종자가 인감이 필요해 분실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하기 위해 주민센터에 함께 방문했을 뿐, 이후로는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차 안에서 실종자가 박스를 뒤집어쓴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특히 시신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의 피부가 얇게 벗겨진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더했다. 최 씨는 도주하지 않고 오히려 태연하게 경찰서를 찾았고, 시신 발견 사실을 전하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최 씨는 남자친구가 양아들을 수차례 추행, 성폭행한 것을 최근에 알게 돼 살해했다고 주장하며, 수면제를 탄 호박즙을 먹인 뒤 차량에 방치해 동사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후에는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으나, 물적 증거는 없었고 진술은 점차 과장됐다. 함께 있던 50대 남성과 양아들도 긴급 체포됐고, 양아들은 자신이 코를 막아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최 씨는 끝까지 자신이 범인이라 말했다.
최 씨는 50대 남성과 양아들을 외국으로 보내기 위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 가입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피해자 명의로 최대 10억 원 규모의 보험 가입을 시도했으며, 이를 위해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추진했던 것. 50대 남성을 피해자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피해자의 엄지손가락 지문을 떠서 본드로 붙인 사실까지 확인됐다.
주민센터 방문 전날부터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탄 호박즙을 먹였고, 피해자의 집에서 도장과 운전면허증을 훔친 뒤 보험 상담은 50대 남성이, 가입 통화는 양아들이 담당했다. 이후 보험 가입을 시도한 뒤,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살인과 지문 훼손은 모두 양아들의 소행이었다. 이들은 신축 건물 공사비 약 5300만 원의 빚을 지고 있었고, 이에 돈이 필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징역 30년, 50대 남성은 징역 10년, 미성년자인 양아들은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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