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가 3만개를 넘어섰다. 외형상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점포당 매출 증가율은 다른 외식 업종에 비해 낮아 시장이 이미 포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킨은 잘 되는 장사’라는 인식과 달리, 산업 구조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가맹점 수는 증가, 성장 속도는 둔화
29일 ‘프랜차이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치킨 전문점 가맹점 수는 3만1397개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592개(5.3%) 늘어난 수치다.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2018년 2만5000개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다만 증가율은 2022년 2.5%, 2023년 1.6%로 둔화됐다 지난해 다시 소폭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점포 수 자체는 늘고 있지만 ‘시장의 체력’은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상위 브랜드도 ‘출점 경쟁’에 제동
브랜드별로 보면 BBQ는 지난해 가맹점 수가 2316개로 전년 대비 67개 늘었다.
bhc는 2228개로 2위를 유지했지만, 가맹점 수는 48개 줄었다. 교촌치킨은 1361개로 3위다.
이는 상위 브랜드조차 무작정 점포를 늘리기보다 출점 전략을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는 이미 생활 상권의 한계점까지 매장이 침투한 상태”라며 “점포 수는 늘지만 점포당 매출이 정체되는 전형적인 포화 산업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배달 중심 구조가 만든 ‘제로섬 경쟁’
치킨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뚜렷하다. 배달 중심 업종 특성상 신규 출점은 곧 기존 점포의 매출을 나누는 구조로 이어진다.
동일 상권 내 출점이 반복되면서 점포당 매출이 상승할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 규모는 늘고 있지만, 가맹점 수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성장률은 둔화 국면”이라며 “양적 확장이 더 이상 해법이 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인건비 부담·브랜드 구조조정 가속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현상도 눈에 띈다. 인건비 부담 확대와 함께 무인·간소화 운영이 확산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한다.
브랜드 수 감소는 경쟁력이 약한 소규모 업체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치킨 시장은 이미 ‘선별의 시간’에 들어섰고, 브랜드 파워가 약한 업체는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해외로 눈 돌리는 대형 프랜차이즈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 중동,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전략이다.
해외 진출이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화 실패 △물류·원가 부담 △브랜드 인지도 부족 등 리스크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한 창업 전문가는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고 있지만, 모든 브랜드가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에게 달라진 ‘치킨 창업 공식’
전문가들은 지금의 치킨 시장에서 단순히 ‘치킨은 안정적’이라는 인식만으로 창업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권 분석, 브랜드 경쟁력, 운영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지 않으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제 치킨 창업은 브랜드 선택이 곧 성패를 가르는 시장이다. 얼마나 싸게 열 수 있는지가 아닌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평가는 명확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다.
앞으로의 경쟁은 점포 수 확대가 아닌 △메뉴 차별화 △운영 효율 △브랜드 충성도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치킨 시장은 이제 ‘얼마나 많이 여느냐’의 시대를 지나 ‘누가 끝까지 살아남느냐’를 가르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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