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커… 더 열심히 오래 뛸 것”
프로야구 태평양을 인수하며 1996년 KBO리그에 입성한 현대 유니콘스는 모기업 현대그룹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스타급 선수들을 끌어모아 1998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고 이어 2000년과 2003년과 2004년까지 총 4차례 챔피언에 올라 왕조를 구축했다. 하지만 모기업의 분열과 함께 재정난에 빠진 현대는 2007년 시즌 종료 뒤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적지 않은 현대 출신 선수들은 올해까지도 그라운드를 누비며 유니콘스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 유니콘스의 유산이 사라질 위기였다. 2025시즌이 끝난 뒤 다가온 겨울 오재일, 임창민, 정훈, 황재균 등 현대 출신 선수들이 줄줄이 은퇴를 선언했고 장시환(38·사진)마저 한화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시환이 LG와 지난 22일 계약하면서 선수 생활 연장에 성공해 유니콘스의 마지막 생존자가 됐다.
장시환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에 입단해 히어로즈, KT, 롯데를 거쳐 한화에서 뛰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16경기 29승 74패, 3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5.31이다. 장시환은 특히 염경엽 LG 감독과 인연이 깊다. 둘은 2007년 현대에서 선수와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인연을 이어갔다. LG 김일경, 송지만, 정수성 코치도 현대 선수 출신이다.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적합한 구단인 셈이다. 따라서 장시환의 각오도 남다르다. 장시환은 “현대 출신 마지막 선수라는 책임감이 크다”라며 “2000년대 현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이 추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더 오랫동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장시환을 제외하면 현대 출신 모든 선수가 은퇴했지만, 현대 왕조의 주축 멤버들은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KBO리그 10개 구단 중 4개 구단 사령탑이 현대 출신이다. 올해 염경엽 감독은 현대에서 선수, 직원, 코치를 지냈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현대에서 선수로 데뷔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현대 선수단의 마지막 주장이었고, 설종진 키움 감독도 현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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